나의 스물살, 건축학개론: 아키텍쳐 101

아련한 나의 스물살을 깨워준 건축학개론을 다시 봅니다.

합법적이라는 단어가 우습기는 하지만 담배를 펴도 되고 술도 마셔도 되고

여자친구를 사겨도 되는 나이 스물살의 시작은 누구든지

설레일 수 밖에 없는 성인식을 겪게 합니다.

더욱이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은 평생 가슴 속에 남아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심코 꺼내 들게 만드는 소중한 단편이 됩니다.

오늘 만난 스물살의 승민은 나와 꼭 닮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설계사무실에 다니고 있는 내 모습과 90년대를 격동의 이십대로 살았던

내 모습과 많이 오버랩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서

지금도 좀 힘든 밤을 보내게 만들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첫사랑은 평생가지고 가야할 행복한 기억의 한조각으로 남습니다.

그것이 가슴아픈 추억이 되어 소주나 담배를 찾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오늘 영화에서 보여준 건축향기는

시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버무리는데 성공 한 것 같습니다.

현재의 승민이 과거의 자신이 못다 이룬 추억의 편린을 끼워 맞추듯이

시작된 제주도 서현집의 공사는 과거와 현재를 맞추는 중요한 도구로써

그리고 결과물로써 나타나게 됩니다. 처음 신축이었던 계획의 방향을 기존

건축물에 증축을 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은 중요한 메세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서현은 계속해서 승민에게 이집이 계속 낯설다고 합니다.

(승민이 서현에게 다양한 신축계획안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건축주에게 PT 하듯이 어숩지 않은 영어와 전문적인 용어를

써가며… 그 장면에서 어찌나 손발이 오그라 들던지…)

어쩌면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의 자신의 세련된 모습이 아니라

스물살의 승민이 사랑했던 방송반 서현이겠죠. 또한 스무살 승민이

서현에게 고백하려고 했던 2층 모형집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완공된 집은 서현의 과거와 승민의 과거가 다시 현재로 합쳐지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만들죠. 그리고 결국 서로에 대한 진심도 15년만에 알게 되고….

흠… 현재의 여자친구와 비행기로 떠나는 승민이지만 그것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음을 어머니가 입고 있는 바래져 버린 GEUSS 티셔츠와

자신이 홧김에 차버려 휘어진 대문과 같음을 알고 있습니다.

되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는 테이프는 커녕 CD를 구매해서

음악을 듣는일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스무살의 승민과 서현,

그리고 지금의 승민과 서현은 다른 시간대로 살고 있는 사람 같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동시대 속에 함께 버무려

있는 인물이 되어 버립니다. -여기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건축을 하다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공간을 만날때가 많습니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공간 또는과거시간을 담고 있는 현재 시간 등

시공간이 뒤섞이던가 함축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일이 있지요.

이것은 건축이 인간삶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존재이기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또한 건축만큼 시간과 공간을 담아 낼수 있는 장치는

드물다고 봅니다. 그래서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건축학개론은 제가 즐겨듯은 쳇베이커 처럼

언제든지 듣게되는 음악과 같은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저와 나이때가 비슷하며 설계업에 몸담고 있는 분이면 공감 갈 것 같네요.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는 걸
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나에게 말해봐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많은 날이 지나고

-기억의 습작, 전람회

reviewed by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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