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장에서 발코니로 — 네 덩어리가 맞물려 얻은 투과의 주거 [ OMA ] The Martin, 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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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진짜 집이 되려면 작은 도시를 닮아야 하고, 도시가 진짜 도시가 되려면 커다란 집을 닮아야 한다."
알도 판 에이크(Aldo van Eyck)

OMA-The Martin Residential Building From Wall to Balcony: Four Interlocking Volumes at The Martin

암스테르담 동쪽, 38년 동안 담장이 둘렀던 교도소 부지가 약 1,350호의 주거지로 바뀌고 있다. OMA가 설계한 더 마틴은 그 한가운데 올라앉았다. 건물은 탑 하나로 곧게 서는 대신 크기가 다른 네 덩어리로 갈라져 서로 맞물리고, 네 면을 도는 발코니를 알루미늄 격자가 한 벌로 묶는다. 가두던 장치를 걷어 낸 자리에서 경계를 무엇이 대신하는가. 더 마틴은 그 답을 입면의 깊이에서 찾는다.


담장이 남은 땅
암스테르담 동쪽에는 1978년부터 2016년까지 베일메르바여스(Bijlmerbajes) 교도소가 서 있었다. 높은 담장이 수용동 여러 채를 가두었고, 도시는 그 안쪽을 오래 들여다보지 못했다. 지금 그 땅은 바여스 크바르티르(Bajes Kwartier)로 이름을 바꾸는 중이다. OMA는 개발사 AM이 이끄는 팀에 참여해 7.5헥타르 부지의 마스터플랜을 맡았다. 팀은 네덜란드 국유재산청(Rijksvastgoedbedrijf)에서 이 땅을 사들였다.

계획은 옛 흔적을 지우는 대신 골라 남겼다. 교도소를 가로지르던 칼버르스트라트(Kalverstraat)가 보행과 자전거의 중심 동선으로 그대로 이어진다. 안뜰과 정원도 예전 자리를 가만히 지킨다. 외곽 담장의 일부와 관리동, 원래의 탑 하나가 남아 새 건축과 나란히 선다. 저층부 아래로는 거친 콘크리트 옹벽이 비끼며 드러나 있다. 옛 담장으로 읽히는 이 면과 새 유리 격자가 한 화면에 겹치면서 단지의 성격을 압축한다. 13만 5,000제곱미터 규모의 개발은 약 1,350호를 빼곡히 담고, 그중 30퍼센트를 사회주택으로 배정했다. 주거군은 네 개의 클러스터로 나뉜다.


네 덩어리가 맞물린다
더 마틴은 중앙 클러스터에 앉아 있다. 데이비드 지아노텐(David Gianotten)과 마리아노 사가스타(Mariano Sagasta)가 설계를 이끌었다. 두 사람은 탑 하나를 곧게 세우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크기가 다른 네 덩어리를 서로 맞물리는 쪽을 택했다. 지아노텐은 이 맞물림을 삼차원 일본 퍼즐에 빗대며, 건축이 한결 성기게 열린다고 설명한다. 닫힌 단일체였던 옛 교도소를 겨냥한 대비인 셈이다.

가장 높은 덩어리는 아래를 딛지 않고 허공으로 성큼 내민다. 저녁 빛이 발코니 안쪽 슬래브 밑면에 닿으면 격자 사이가 황토빛으로 물들고, 그 아래 그늘은 한층 깊어진다. 나머지 덩어리는 여섯 층과 아홉 층에서 차례로 물러서면서 계단처럼 테라스를 흘려낸다. 물러선 깊이가 다르므로 네 면의 표정도 저마다 다르다. 단지 전체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축이 이 건물을 지난다는 사실도 자리의 성격을 말해 준다.


세 겹으로 물러난 입면
알루미늄 격자가 네 면을 촘촘히 한 벌로 묶는다. 덩어리마다 높이와 폭이 다른데도 건물이 흩어져 보이지 않는 까닭이 여기 있다. 격자 안쪽에서는 발코니가 둘레를 따라 끊기지 않고 돈다.

깊이도 함께 생긴다. 기둥과 슬래브가 짜는 격자, 그 안쪽의 유리 난간, 다시 안쪽의 창과 벽이 세 겹으로 물러나며 입면에 그늘의 층을 새긴다. 정면에서 보면 벽이 아니라 그물에 가깝다.

난간을 투명한 유리로 두었으므로, 화분과 의자와 걸어 둔 빨래가 거리에서 어렴풋이 읽힌다. 사생활을 가리는 대신 슬며시 내보이는 선택이다. 감시받던 자리가 서로 마주 보는 자리로 바뀌었다.


로비에서 아트리움까지
내부는 중앙 코어와 두 개의 아트리움을 축으로 짜였다. 평면을 펴 보면 코어 좌우로 보이드가 깊숙이 뚫려 있고, 주호가 그 둘레에 가지런히 붙는다.

로비와 승강기 전실에서는 계단이 훤히 보인다. 승강기 대신 계단을 고르게 하려는 장치이며, 이런 유도를 설비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로 다뤘다. 공용부 곳곳의 면에는 이끼를 입혀 초록을 들였다. 손끝에 닿는 결이 콘크리트나 금속과 다르니, 복도의 온도가 은근히 누그러질 듯하다.

주호의 폭은 넓다. 50제곱미터(약 15평) 안팎의 방 두 개짜리에서 시작해 140제곱미터(약 42평)에 이르는 방 네 개짜리까지 놓인다. 한 동 안에서 가구 구성의 폭이 이만큼 벌어지므로, 단지가 목표한 30퍼센트의 사회주택 비율도 평면 단계에서 받아 낼 수 있다.


6층과 9층, 하늘로 낸 마당
여섯 층과 아홉 층 옥상에 공용 테라스가 놓여 있다. 평면에 그려진 수목과 긴 테이블이 이곳의 쓰임을 일러 준다. 바여스 크바르티르 전체를 훑는 조경 계획이 여기까지 고스란히 타고 올라온 셈이다.

발코니에서 이 테라스를 건너다보면 회색 화분에 소복이 심긴 허브가 눈에 들어온다. 콘크리트 바닥과 유리 난간 사이에서 그 초록만 유일하게 부드럽다. 공용 시설도 몇 가지 더 딸린다. 예약해 쓰는 방 하나가 주민 모임과 손님 숙박을 함께 받고, 지상층 상업 공간이 일상의 편의를 맡는다.


감옥을 해체해 다시 쓰다
지속가능성은 이 단지에서 장식이 아니다. 지붕에 얹은 태양광 패널이 전기를 만들고, 빗물은 잠시 가두었다가 천천히 흘려보낸다. 자전거와 스쿠터는 두 개 층에 차곡차곡 세운다.

단지 전체로 넓혀 보면, 철거한 교도소에서 나온 자재의 98퍼센트를 다시 썼다. 콘크리트와 철근은 물론 감방 문까지 포함한 수치다. 에너지도 단지 단위로 맞춘다. 땅속 축열·축냉 설비가 여름의 열과 겨울의 냉기를 계절 너머로 나른다. 여기에 지붕과 입면의 태양광이 더해지므로, 바여스 크바르티르는 에너지 중립 지구로 작동한다.


열림이 치르는 값
투과에는 대가가 따른다. 유리 난간 안쪽은 늘 보이는 면이 되므로, 발코니의 풍경을 만드는 일이 거주자의 몫으로 넘어간다. 도시를 향해 열어 둔 이 면이 실제로 어떻게 쓰일지는 준공 직후에 판정할 수 없다. 건축이 정한 것은 열림의 형식이고, 그 형식을 채우는 일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격자의 통합력도 양면을 지닌다. 네 덩어리로 갈라 얻은 분절을 하나의 표면이 다시 묶으므로, 멀리서 보면 건물이 또 한 번 단일한 매스로 읽힐 여지가 남는다. 성기게 열린다는 설명은 가까이 다가선 보행자의 시점에서 더 분명하게 성립한다.

남긴 것의 목록도 짧다. 담장 일부와 관리동, 탑 하나가 옛 시설을 대신한다. 자재 98퍼센트의 재사용은 물질의 순환이지 기억의 보존과 같지 않으며,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조각으로만 전해진다. 사회주택 30퍼센트라는 숫자 역시 열림의 폭을 미리 규정한다. 나머지 70퍼센트가 이 발코니와 옥상 마당을 얼마나 나눠 쓰는지에 따라 단지의 성격은 달라질 것이다.


열림이라는 형식
OMA는 이 단지 안에 주거동 세 채를 설계했다. 2025년 준공한 더 제이(The Jay), 올해 문을 연 더 마틴, 2030년 완공을 앞둔 더 카디널(The Cardinal)이다. 세 채가 모두 서고 나면 옛 교도소의 윤곽은 이 땅에서 거의 잦아들 것이다.

판 에이크는 집이 작은 도시를 닮아야 한다고 썼다. 네 덩어리가 서로 다른 높이에서 맞물리고, 여섯 층과 아홉 층에 마당이 떠 있으며, 그 사이를 발코니가 끊기지 않고 도는 더 마틴은 그 문장을 수직으로 옮겨 놓는다.

다만 이 건물이 증명하려는 바는 흔적의 삭제가 아니다. 담장을 걷어 낸 자리에 사람이 나와 앉을 발코니를 넉넉히 둘러 주는 일에 가깝다. 안을 보이지 않게 만들던 장치가 안을 내보이는 장치로 바뀌었다. 같은 땅 위에서 건축이 무엇까지 뒤집을 수 있는지, 이 건물이 나직이 보여 준다.


프로젝트 크레딧
설계: OMA
담당 파트너: 데이비드 지아노텐(David Gianotten)
어소시에이트: 마리아노 사가스타(Mariano Sagasta)
프로젝트 아키텍트: 쿤 스톡브룩스(Koen Stockbroekx)
협력 설계: FABRICations
조경: LOLA Landscape
구조: ABT, Van Rossum
설비: Techniplan
지속가능성 자문: DGMR, Wageningen University, The Waste Transformers, reA architectuur
위치: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준공: 2026년
단지 면적: 135,000㎡(약 40,838평) / 부지 7.5헥타르(약 22,688평)
주거: 약 1,350호, 사회주택 30퍼센트
사진: Ossip van Duivenbode, Courtesy of OMA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Text description provided by the architects. 
Designed by OMA / David Gianotten and Mariano Sagasta, The Martin consists of four interlocking volumes and is defined by a layered, permeable facade with continuous balconies along its perimeter. It forms the latest addition to OMA's masterplan to transform the former Bijlmerbajes prison (1978 2016) into a sustainable neighborhood integrated into the city's urban fabric. 

"The Martin's interlocking volumes – merging like a three-dimensional Japanese puzzle  create a more porous architecture. Generous balconies for all apartments enhance living quality for residents, offering a deliberate contrast to the closed, monolithic former prison complex. Part of the Central Cluster of the masterplan, The Martin marks the only axis that traverses the entire development.
- David Gianotten, OMA Managing Partner – Architect"

The 135,000 m² Bajes Kwartier development spans a 7.5 hectare site and was masterplanned by OMA as part of a team led by developer AM, which acquired the site from the Dutch government's Rijksvastgoedbedrijf. The design retains key elements of the former prison, including the Kalverstraat as a central pedestrian and cycling route, alongside courtyards and gardens, while introducing new connections to the surrounding city. Preserved structures – including sections of the perimeter wall, the administrative building, and one original tower – are combined with new architecture to accommodate a mix of residential, commercial, and cultural programs. The development comprises approximately 1,350 homes, 30 percent of which are designated as social housing, organized into four distinct clusters.

Located within the Central Cluster, The Martin's interlocking form creates a cascading arrangement of terraces, with a distinct expression on each side. An aluminum outer grid unifies the building, while transparent glass balustrades on the balconies reveal glimpses of domestic life.

Inside, the building is organized around a central core and two atria, where moss surfaces introduce greenery into shared spaces. Apartments range from compact two-room units of around 50 m² to four room units of up to 140 m². Rooftop terraces on the 6th and 9th floors provide communal outdoor areas with panoramic views, extending the wider landscape design of Bajes Kwartier. These are complemented by a reservable room for both communal activities and guest accommodation, while commercial spaces on the ground floor add everyday convenience. 

Sustainability is integral to the project. Solar panels, rooftop water retention for delayed drainage, and a two level bicycle and scooter parking facility support low-impact urban living. Staircases, visible from the lobby and lift vestibules, encourage physical activity. Across the wider development, 98 percent of materials from the demolished prison – including concrete, steel bars, and cell doors – have been reused or recycled. Bajes Kwartier operates as an energy-neutral neighborhood, supported by underground heat and cold storage systems and photovoltaic installations on roofs and facades.

OMA has designed three residential buildings within Bajes Kwartier: The Jay (completed 2025), The Martin (completed 2026), and The Cardinal (expected 2030).
from arch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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