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의 속도로 살아가는 집 [ Suite Arquitetos ] Apartamento J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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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형적 시간은 서구의 발명이다. 시간은 선형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경이롭게 얽혀 있다.” — 리나 보 바르디(Lina Bo Bardi)

Suite Arquitetos-Apartamento JLS

대로의 속도를 등지고
상파울루에서도 손꼽히게 붐비는 대로가 이 집 곁을 지난다. 자동차와 소음, 사람들의 움직임이 하루 종일 쉼 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스위트 아르키테토스는 도시의 속도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 대신 그와 반대되는 시간을 집 안으로 들여놓는다. 오래되고, 무겁고, 쉽게 변하지 않는 돌과 나무의 시간이다.

가공을 최소화한 표면은 재료가 지나온 시간을 고스란히 품는다. 이 집은 세월을 새기는 방식에서 도시보다 돌과 나무를 닮았다. 내부 공간 역시 벽과 문으로 명확하게 분절되기보다, 서로 다른 재료가 만들어내는 리듬과 밀도에 따라 나뉜다.

발밑에서 시작되는 공간의 논리
이러한 태도는 발밑에서부터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닥에는 트래버틴 조각을 불규칙하게 이어 붙였다. 커다란 석판이 만드는 매끈한 연속성은 사라지고, 광물은 잘게 나뉜 파편의 모습으로 공간에 펼쳐진다. 그 표면은 정제된 건축 마감이라기보다 지층이 드러난 지질 단면에 가깝다.

현관에서 거실까지 이어지는 바닥은 판석 사이의 불규칙한 이음매를 감추지 않는다. 바닥을 가로지르는 선들은 정교하게 그려진 도면보다 오랜 시간 쌓인 지층을 연상시킨다.

현관에 들어서면 조각칼의 흔적을 촘촘히 남긴 목재 벽이 방문자를 맞는다. 결을 따라 파인 표면은 매끈한 마감이 지운 손의 흔적을 다시 불러낸다. 그 옆에는 노란빛의 대나무 계단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솟아 있다. 금빛에 가까운 계단의 색은 짙은 목재 벽과 의도적으로 어긋난다.

두 재료는 자연스럽게 화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온도와 질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이 미묘한 불화가 집 전체를 관통하는 공간의 문법이 된다.

정원이 구조가 되는 순간
이 집에서 조경은 창밖의 풍경으로 머물지 않는다. 정원은 실내 공간을 조직하는 건축적 요소로 들어온다. 넓은 개구부가 벽이 놓여야 할 자리를 대신하고, 자르징 에우로파(Jardim Europa)의 나무와 빛, 하늘이 그 틈을 통해 내부 깊숙이 스며든다.

화단은 낮은 목재 선반 위에 놓이고, 바닥의 판석은 문턱을 넘어 테라스까지 이어진다. 실내와 외부를 구분하던 경계는 점차 흐려지고, 집의 외곽은 영구적인 선이라기보다 잠시 그어둔 경계처럼 읽힌다.

설계는 이처럼 안과 밖이 끊임없이 주고받는 관계를 공간의 중심에 둔다. 공간은 완전히 닫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넓게 확장된다. 오후의 빛은 바닥까지 길게 늘어진 커튼의 주름을 따라 부드럽게 번지고, 노출 콘크리트 기둥 위로 이동하는 그림자는 시간의 흐름을 드러낸다.

거실에 앉으면 시선은 가까운 나무의 우듬지를 지나 멀리 도시의 마천루까지 이어진다. 자연과 도시, 내부와 외부가 하나의 시야 안에서 중첩된다.

어긋남을 선택하는 방식
가구는 이러한 공간의 서사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스위트 아르키테토스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조합보다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지닌 사물들을 의도적으로 한자리에 배치한다.

거실에는 데세데(De Sede)와 아르플렉스(Arflex)의 소파가 나란히 놓인다. 한쪽은 안장 제작 기술에서 출발한 스위스 가죽 공예의 전통을 잇고, 다른 한쪽은 마르코 자누소(Marco Zanuso)의 초기 폼 실험과 연결된 이탈리아 디자인의 계보를 따른다.

그 곁에는 짚을 엮은 다리 위에 에스닉한 분위기의 바가 놓인다. 유럽 모더니즘의 정교한 계보와 토속적인 손의 감각이 한 공간에서 충돌한다.

이 충돌은 우연이 아니다. 설계자는 사물의 출신과 격, 재료와 시대를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배치한다. 서로 다른 요소가 만들어내는 마찰 자체가 공간 구성의 원리가 된다.

마감보다 먼저 드러나는 재료의 기원
집 안의 재료들은 완성된 표면보다 본래의 성질을 먼저 드러낸다. 질감과 모서리는 지나치게 다듬어지지 않았고, 눈은 정제된 마감보다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먼저 감지한다.

식당의 옅은 오크 벽은 중앙의 일부를 비워두고, 그 자리에 커다란 석판 한 장을 삽입한다. 물결처럼 흐르는 돌의 결은 액자 속 회화를 대신해 벽의 중심 장면을 만든다.

욕실에서도 같은 태도가 이어진다. 넓게 번지는 무늬의 대리석 벽과 짙은 갈색 상판은 서로 대비되며 각자의 물성을 강조한다. 침실의 스웨이드 벽은 빛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올리브빛과 옅은 갈색이 나란히 이어지며 공간의 온도를 차분하게 낮춘다.

이러한 감각은 브라질 모더니즘의 유산과 맞닿아 있다. 거친 콘크리트와 정직한 구조, 재료가 가진 본래의 성질을 감추지 않았던 태도다. 그러나 이 집의 거친 표면은 방치의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세공사의 손끝처럼 치밀하게 선택하고 조율한 결과에 가깝다.

도시는 끊임없이 속도를 높인다. 그 곁에서 이 집은 서두르지 않는다. 돌이 표면에 시간을 새기고, 나무가 천천히 색을 바꾸는 속도로 살아간다.


글 Claude · Jean Browwn


Apartamento JLS is a minimalist apartment located in São Paulo, Brazil, designed by Suite Arquitetos. Set near one of São Paulo’s busiest avenues, the residence resists the velocity of its context by making raw matter the slowest thing in the room. Suite Arquitetos builds the entire project around the conviction that unfinished surfaces carry time within them, and that a home can register duration the way stone or wood does rather than the way a city does. The result is an interior organized less by rooms than by the behavior of its materials.

That logic begins underfoot. Floors laid in shards of travertine marble fracture the usual continuity of a stone slab, exposing the mineral in fragments that read as geological rather than architectural. A monolithic staircase in yellow bamboo rises against a large volume of carved wood, its golden tone set deliberately at odds with the darker mass beside it. Each material stays close to its unrefined state, textures and edges left brut, so the eye reads origin before it reads finish. This is a sensibility indebted to Brazilian modernism’s comfort with rough concrete and honest structure, though here the coarseness is curated with a jeweler’s precision.

Landscape enters as structure, not scenery. Wide openings and a generous garden pull the green, light, and sky of Jardim Europa into daily life, dissolving the boundary between inside and out until the perimeter of the apartment feels provisional. The architecture arranges itself around this exchange, widening the perception of each space by refusing to seal it.

The furniture deepens the project’s narrative through unlikely pairings. Sofas from DeSede and Arflex  one a Swiss house built on saddle-leather craft, the other an Italian workshop tied to Marco Zanuso’s early experiments in foam and form – share the room with an ethnic bar raised on legs fringed in straw. The collision is intentional. Suite curates for friction, letting provenance and register clash so that contrast itself becomes the compositional principle.

from le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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