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더 템플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스쿨리 모겐센 Crosses Open to the Sky약속에서 장소로아이슬란드 흐밤스비크의 더 템플은 한 사람을 위한 약속에서 출발했다. 스쿨리 모겐센은 아내 그리마를 위해 결혼식을 올릴 공간을 짓기로 했다. 2025년 8월 16일, 그 약속은 낮은 초지 위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곳의 의미를 결혼식 하나에 묶어 두지는 않는다. 설계자와 운영자는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도 머물며 해석할 수 있는 장소로 소개한다.흐밤스비크의 운영 주체는 이 땅에 있던 옛 신전과 뒤이은 교회의 역사를 설계의 배경으로 든다. 더 템플은 종교적 차이를 지우기보다 여러 상징을 한 장소에 겹쳐 놓는다. 이는 장소에 얽힌 역사를 현재의 공..
“이전에는 장소가 없던 곳에 장소를 만든다.” — ENNE ArquitecturaENNE Arquitectura | VyD 파빌리온 (Quincho VyD)집 뒤에 새로 지은 퀸초가 집의 앞뒤를 바꿀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에서 퀸초는 아사도를 함께 먹는 자리다. ENNE Arquitectura는 모서리 대지의 단독주택에 이 작은 모임 공간을 더하면서, 그동안 쓰임을 얻지 못한 뒷마당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건축가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주택은 중간 대지에 어울리는 구성 탓에 후면 공지를 외면해 왔다. 이 프로젝트가 다루는 것은 별채 한 동의 모양보다 집과 빈터 사이의 관계다.벽돌이 둘러싼 빈자리바깥에서 보이는 붉은 벽돌은 기존 주택의 경계를 이어받는다. 새 부분에는 벽돌을 다르게 쌓아 같은 색과 재료..
“실내의 수직·수평 시선은 세심하게 조율되었다.” — 다쿠미 와쿠이 + 리호 와쿠이 아키텍츠다쿠미 와쿠이 + 리호 와쿠이 아키텍츠, 가구라자카의 집 좁은 폭을 다루는 법도쿄 가구라자카의 골목에서 이 집은 이웃 건물 사이에 가늘게 서 있다. 흰 외벽이 거리 쪽 윤곽을 잡고, 안쪽으로 깊숙이 물러난 창에는 그림자와 식재가 겹친다. 건축가들은 작은 대지와 밀집한 주변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설명한다. 이 집의 관심은 제한된 바닥을 층마다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높이의 생활이 어떻게 빛과 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층을 잇는 시선단면을 보면 아래층 서재 위로 거실과 주방이 놓이고, 다시 침실과 욕실이 이어진다. 가운데를 지나는 계단은 단순한 통로보다 공간을 바라보는 자리에 가깝..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은 이미 지어진 건물이다.” — 건축가 칼 엘레판테(Carl Elefante)Residência em Campos do Jordão / Gil Mello Arquitetura기존 집을 어디까지 남기고, 새 생활은 어디서 시작할까. 브라질 캄푸스두조르당의 이 주택은 외벽과 기초, 슬래브를 보존한 채 세 층의 생활을 다시 짰다. 설계팀은 구조 검토로 기존 몸체가 새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 위에 얹힌 검은 상층은 이전의 집과 이번 개입 사이에 선을 긋는다. 흙빛의 두 층, 검은 상층기존 두 층은 흙빛으로 묶고, 옛 다락을 바꾼 상층은 탄화 목재로 감쌌다. 서로 다른 마감은 세 층을 하나의 높은 덩어리보다 두 개의 큰 볼륨으로 읽히게 한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지붕과 ..
“거침과 광택, 투박함과 화려함” — I INAndersson Bell’s Flagship Tokyo Store Makes a Case for Beauty in Contrast콘크리트의 흔적을 지우지 않은 매장도쿄 아오야마의 앤더슨벨 플래그십은 1990년대 콘크리트 건물에 들어섰다. 서울에서 출발한 브랜드의 첫 일본 매장이다. 설계를 맡은 I IN은 얼룩과 천공, 시공 자국이 남은 골조 앞에 선명한 색과 매끈한 금속, 둥근 진열물을 놓았다. 기존 건물은 새 인테리어의 배경으로 물러서지 않는다. 서로 다른 표면이 맞닿을 때마다 오히려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거리에서 시작되는 대비유리 전면 너머로 지상층과 지하가 함께 보인다. 붉은 사각 틀은 지상층을 크게 감싸며, 안쪽의 전시 장면을 거리로 끌어낸다. 문턱을..
“도시와 바다 사이의 결정적 경계를 기념하는 다기능 시민 인프라.” — RUR Architecture DPC A Section that Folds the Port into the City항만은 오랫동안 도시 바깥이었다. 물류와 보안, 거대한 선박이 일상 보행을 밀어냈으며, 부두는 바다를 가장 가까이 두고도 시민에게는 먼 장소로 남곤 했다. 가오슝 포트 터미널은 이 익숙한 경계를 지우기보다 높이 차로 다시 짠다. 산업과 여객, 시민 활동을 서로 다른 레벨에 놓은 뒤, 굴곡진 단면으로 연결해 항만을 도시 안으로 접어 올린다.세 개의 도시가 포개진 항구프로젝트는 평면이 아니라 단면에서 출발하며, 도시 관계를 높이로 다시 짠다. RUR Architecture DPC는 세 활동 레벨을 세웠다. 지상 산업·도시 기..
“저렴하고 익숙한 건축 재료를 환경 장치로 재구성한다.”— scale50 From Ordinary Metal to a Climatic Envelope학교에 더해진 새로운 체육관호찌민의 Phan Chau Trinh 학교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캠퍼스의 시설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새 체육관도 그 과정에 놓인다. 기존 교사 옆에 들어선 건물은 반듯한 금속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표면을 감싼 가는 골과 수평의 이음이 드러난다. 학생들이 그 앞을 지나 큰 문으로 들어가는 사진은 체육관이 캠퍼스의 일상에 놓였음을 보여준다.두 겹의 벽이 맡은 일외벽의 골강판과 안쪽 시멘트 패널 사이에는 공기층이 있다. 설계자는 이 틈으로 공기가 돌고 바깥층이 햇빛과 비를 걸러내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한다. 단면과 분해도..
“투숙객이 푹 앉아 쉬면서 객실을 잠자는 곳 이상의 공간으로 느끼길 바랍니다.” — 알렉스 홀러웨이(Alex Holloway) From Office Memory to Social Stage런던 카나리 워프 수변 타워에 로크 아파트호텔이 들어섰고, 19개 층에 스튜디오와 스위트 279실을 갖췄다. 홀러웨이 리는 업무지구에 남은 이미지를 1960년대 사무실 풍경에 겹쳐 놓는다. 드라마 ‘매드맨’에서 본 듯한 짙은 목재와 반짝이는 래커, 금속의 광택이 눈길을 끈다. 하루의 쓰임을 바꾸려는 공간 구성 속에서 이 재료들은 일터의 분위기를 퇴근 후의 모임으로 옮긴다.콘크리트 기둥 사이의 작은 장면들1층에는 라운지와 코워킹 공간, 카페와 바가 한데 모여 있다. 각진 콘크리트 기둥과 드러난 천장 설비 사이로 곡선 소..
“우리는 자연의 산물이며, 우리 자신도 자연현상이다.” — 유하니 팔라스마 The Low Roof That Brings the Landscape to the TablellLab. 叙向建筑设计 — 아라냐 우링산 산식당산보다 낮게, 나무 사이로중국 허베이성 청더의 우링산 국가급 자연보호구역 깊숙한 곳, 산식당은 개울가의 완만한 잔디 비탈에 나직이 앉아 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낮아지는 대지 사이로 물길이 흐르고, 서쪽에는 개울이, 동쪽에는 정원이 펼쳐진다. 건물은 이 풍경을 닮으려 과장된 곡선을 그리지 않는다. 대신 길고 어두운 금속 지붕을 수목 아래로 눌러, 산과 하늘이 먼저 보이도록 물러선다.연면적 1,586㎡, 108석 규모의 공동 식당을 이토록 낮게 보이게 만든 힘은 지붕에 있다. 짙은 회색의 금속 ..
“잘 짓는 일은 평화를 위한 행위다.” — 케빈 로시(Kevin Roche)풍경이 통로가 되는 집 | Villa Yandara, Landscape as Passage 열대성을 공간으로 번역하다브라질 바이아주 해안 마을 트란코주에 들어선 빌라 얀다라는 열대 이미지를 집 안에 장식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을 따라 걷는 동안 빛을 통과해 바다를 바라보는 몸의 순서를 건축으로 엮었다. 대지 위에 가로로 길게 놓인 주거 바와 바다를 향해 뻗은 수영장이 직각으로 만나자, 현관에서 수평선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시선축이 생겨났다. 열대성은 양식보다 동선과 거리, 재료가 함께 만드는 경험에 가깝다.집은 도로와 같은 높이에 놓인 중앙 현관에서 시작한다. 얕은 반사 수면이 입구를 감싸서, 문턱을 넘으면 외부 공간과 바다가 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