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활동에 흥미를 붙이고,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도록 이끌 만큼 풍부해야 한다.”— 마리아 몬테소리, 『흡수하는 마음』Santa Cruz School Kindergarten / Andrade Morettin Arquitetos Associados도시에 등을 돌리고, 아이들에게 중심을 내주다상파울루의 산타크루즈 학교 유치원은 바깥을 향해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안쪽에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인접한 마지나우 피녜이루스에서는 교통 소음이 밀려든다. 건물은 이를 막듯 외곽을 두르고, 교실과 공용공간은 중앙 마당을 향해 둘러앉아 있다. 도시를 향한 닫힘과 아이들을 향한 열림이 하나의 배치 안에서 맞물린다.프로젝트를 이끄는 개념은 ‘마당 학교’다. 건축가는 공간을 세 번째 교육자로 보고, 놀이를 건축의 중심 원리로..
“다른 곳의 관광 모델을 되풀이하는 대신, 이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자질을 드러내고 강화해야 했다.”스티븐 벨레그리니스(Steven Velegrinis)VANG VIENG TOURISM MASTERPLAN — GENSLERA Tourism City Drawn by the Landscape관광시설보다 먼저 놓인 풍경라오스 비엔티안주의 방비엥은 석회암 봉우리와 농경지, 강이 겹쳐진 풍경으로 알려져 있다. 겐슬러가 제안한 522헥타르 규모의 관광 마스터플랜은 이 자연을 개발 뒤에 남겨 둘 장식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지형과 물길, 생태계가 건축과 기반시설의 위치를 먼저 정하도록 계획의 순서를 뒤집는다. 관광지가 풍경을 소비하는 대신, 풍경이 관광지의 성장 방식을 이끄는 셈이다.계획 대상지는 팍포르(Pak..
"순간을 다시 살려낼 때에야 우리는 과거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스베레 펜(Sverre Fehn)COOKFOX-Bruce Springsteen Center for American Music공간의 건축, 시간의 음악건축은 자리를 차지하고 음악은 시간 속을 흐르므로, 둘은 애초에 셈법이 다르다. 흘러가는 예술을 어떻게 한자리에 붙박아 둘 것인가. 쿡폭스는 이 물음을 설계의 첫 조건으로 삼았다. 형태를 다듬는 대신 재료와 경험 쪽에서 답을 찾았으니, 다 지은 순간보다 앞으로 변해 갈 시간이 건물의 주제가 된다. 내후성강판에 번지는 녹, 목재에 남은 성장의 자국, 입면을 훑고 지나가는 볕이 저마다 시간을 실어 나른다.초지를 가로지르는 널판 길뉴저지주 롱브랜치의 몬머스대학교 캠퍼스에서 방문객은 건물보다 초지..
"집이 참된 집이 되려면 작은 도시와 같아야 하고, 도시가 참된 도시가 되려면 큰 집과 같아야 한다." — 알도 판에이크(Aldo van Eyck)MVRDV Reveals Bihailou Art Village in Shenzhen as a Vertical Village Interpretation광장에 선 낱낱선전 사터우자오(沙頭角)는 홍콩과 맞닿은 동네다. 그 한복판에 MVRDV가 설계한 비하이러우 예술촌이 올라가고 있다. 문화 시설과 상업 시설, 공공 공간을 한자리에 묶은 복합 건물인데 아직은 공사 중이다.광장 건너편에서 올려다보면 이 건물은 좀처럼 한 채로 보이지 않는다. 색도 크기도 제각각인 덩어리가 층층이 얹혀 있는데, 그 틈마다 유리 난간을 두른 테라스가 끼어든다. 붉은 벽돌을 입힌 덩어리 하나..
"미래의 건축가는 자연을 모방해 지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오래가며 경제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 안토니 가우디Sinuous form of Shenzhen Natural History Museum emulates "a piece of landscape" A Land Without Squares — Shenzhen Natural History Museum Buries Its Threshold in the Terrain도시의 끝에서 능선이 일어선다선전 핑산구의 조밀한 시가지가 옌쯔호 쪽으로 풀리는 자리에, 흰 능선 하나가 길게 누워 도시의 끝을 눌러 놓고 있다. 연면적 10만 제곱미터, 약 3만 250평에 이르는 덩치가 멀리서는 건물로 보이지 않아서, 윤곽 대신 낮게 부푼 땅의 등이 먼저 눈에..
"자연광이 들지 않는 공간은 건축적으로 공간이라 부를 수 없다." — 루이스 칸(Louis Kahn)Verstas Architects uses natural materials for "comforting and gentle" mortuary in Helsinki숲의 가장자리에 낮게 엎드린 집헬싱키 북동쪽 말미 묘지(Malmi Cemetery)는 핀란드에서 가장 큰 묘지다. 그 곁 자작나무와 전나무 숲의 가장자리에 회색 벽돌 건물 하나가 낮게 엎드려 있다. 서쪽에서 다가서면 단층의 긴 덩어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얇은 벽돌을 가로로 길게 쌓아 올렸다. 그래서 벽은 면이라기보다 결에 가깝다. 지붕선은 한동안 수평을 지키다가 입구 앞에서 안으로 깊게 파고든다. 처마 아래 초승달 모양의 그늘이 걸리고, 그 안..
건축은 사려 깊은 공간의 창조다. 루이스 칸(Louis Kahn) Gensler-Mexican Football Federation High-Performance Center (CAR)산이 품은 캠퍼스 멕시코시티 남쪽, 틀랄판(Tlalpan)의 낮은 능선 사이로 낡은 캠퍼스 하나가 새로운 얼굴을 얻었다. 훈련장과 숙소, 스포츠 과학 시설과 행정동이 흩어져 있던 이곳은 오랫동안 현대 축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2026 FIFA 월드컵을 앞두고 멕시코 축구협회는 과감한 목표를 세웠다. 남녀 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 모두를 역사적인 성과로 이끌 세계적 수준의 고성능센터(CAR)를 짓는 일이었다. 겐슬러(Gensler)는 락웰 그룹(Rockwell Group)과 함께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기존 시설을 살리면서..
Kéré Architecture creates "vertical playground" for kindergarten at 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무엇이 공간이고 시간인지는 몰라도, 장소와 사건이 무엇인지는 안다.-알도 반 에이크뮌헨 시내, 낡은 주차장이 있던 자리에 녹슨 듯한 갈색 철제 외피를 두른 건물 한 채가 우뚝 솟아 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사무소 케레 아키텍처(Kéré Architecture)가 뮌헨공과대학교(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 TUM) 캠퍼스에 세운 이 건물의 이름은 킨더오아제 안 데어 TUM(Kinderoase an der TUM)이다. 대학 본관과 구내식당 사이,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던 자리를 지금은 아이들..
"빛은 물질이다. 나는 빛으로 공간을 조각한다."— James Turrell James Turrell + SHL-As Seen Below – The Dome, a Skyspace지상의 원형 오르후스(Aarhus) 도심 공원 한가운데, 풀빛 언덕이 완만하게 솟아오른다. 그 언덕 위에는 불에 구운 점토 빛 원형 구조물이 조용히 앉아 있다. ARoS 미술관 본관의 붉은 외벽과 색을 나누고 있으면서도, 이 원형 돔은 그 자체로 도시 안의 또 다른 지형처럼 느껴진다. 항공에서 내려다보면 더욱 선명하다. 원의 중심을 향해 잔디가 기울어지고, 그 끝에 어두운 원형 개구부가 뚫려 있다. 마치 도시가 숨을 들이마시며 만들어낸 구멍처럼. 이것이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과 슈미트 함머 라센(Schmidt Ha..
"건축은 시간이 멈춘 음악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 completes "intentionally sculptural" Obama Presidential Center대지에 뿌리내린 이상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Chicago's South Side)의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이 구조물은, 한 사람의 여정을 돌로 번역한 결과물이다. 오바마 대통령 센터(Obama Presidential Center)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십 년 만에 마침내 방문객을 맞이하며 잭슨 파크(Jackson Park) 북서쪽 19.3에이커의 땅 위에 자리를 잡았다. 대지를 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