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만들 때 건축가는 자연의 왕국에 동참을 청한다.” —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án) Opening to the City Above, the Garden Below정원을 건너 집으로호소노 하우스는 샌프란시스코 버널하이츠(Bernal Heights)의 거리 안쪽에 자리 잡은 개조 주택이다. 거리와 떨어져 사생활을 지키기 좋았지만, 집까지 접근하는 길은 풀어야 할 과제였다. 설계를 맡은 라이언 라이드너 아키텍처는 앞마당과 새 현관 사이에 보행 다리를 놓았다. 길은 낮게 내려앉은 중정 위를 가로지른다.다리를 건너는 동안 정원은 발아래와 눈높이에 걸쳐 펼쳐져 있다. 현관에 닿기 전부터 나무와 건물 사이를 지난다. 숯빛으로 착색한 시더(cedar) 외장재는 상자형 건물 덩어리를 감싸고 있다. 사..
“끊김 없이 이어지는 공간이 가족을 서로 연결한다.” — 켈빈 텡고노When the Roof Becomes a Path, the Family Reconnects두 면이 열린 대지, 안으로 감싼 집인도네시아 탕에랑 주거단지 한 모서리에 스플릿 매스 레지던스가 앉아 있다. 두 도로와 만나는 대지는 전망을 넓히지만, 집 안 사생활까지 거리로 드러낼 수 있다. K-텡고노 디자인 스튜디오는 이 충돌을 두꺼운 벽 대신 치밀하게 짜인 분절 매스 배열로 풀었다. 1층을 L자로 꺾자 대지 앞과 옆이 맞물리고, 그 안쪽에는 정원이 깊숙이 자리 잡는다. 거리에서 현관으로 다가갈수록 시선은 낮게 걸러지는데, 생활은 정원을 향해 가만히 열린다.그 위에는 더 큰 상부 매스가 길게 얹혀 있다. 아래층의 묵직한 콘크리트가 공적인 영..
“나의 집은 피난처이며, 차가운 편의가 아닌 감정의 건축이다.” — 루이스 바라간Closed Outward, Connected Within밀도가 높아질수록 집은 무엇을 닫고, 무엇을 열어야 하는가멕시코 산티아고 데 케레타로 교외에서는 이웃집 사이가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250㎡ 대지에 450㎡, 약 136평의 생활공간을 담은 카사 레푸히오는 이 조건을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거리 쪽을 거의 뚫지 않은 벽돌 상자로 감싼 뒤, 바깥으로 향하던 개방성을 정원과 중정, 계단실과 천창으로 옮겨 놓았다.이 집에서 핵심은 폐쇄가 아니다. 무엇을 향해 닫고, 어디에서 다시 열 것인지 정한 데 있다. 거리에서 사생활을 지키는 대신 가족 생활은 층 사이에서 시각과 소리, 일상의 기척으로 이어진다. 보호막은 바깥에 두되 ..
“도시는 콘크리트와 유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관계로 만들어진다.” — 조지프 슈바르츠코프, Uribe Schwarzkopf CEOMVRDV "prioritises human scale" in design of colourful Miami building하나의 큰 건물을 동네의 여러 장면으로 나누는 법마이애미 윈우드의 새 복합주거 Woma는 한 동의 큰 건물이 거리에서 어떻게 과도한 덩어리가 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네덜란드 건축사무소 MVRDV는 163세대의 주거와 근린 상업, 편의시설을 한 필지에 담되, 이를 단일한 외피로 봉합하지 않았다. 대신 서로 다른 높이와 폭을 지닌 블록을 층층이 쌓는다. 빨강·파랑·노랑·초록의 색면은 큰 프로그램을 인접한 여러 표정으로 풀어낸다.이 전략은 단순히 화려..
“동네는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데이비드 심(David Sim), 『Soft City: Building Density for Everyday Life』Boroló / AR-AR Martínez Arquitectura y Paisaje + María Paula González BozziBuilding Neighbors Beyond the Compact Home집의 크기는 어디에서 끝나는가작은 주거가 품은 부족을 개별 세대 안에서만 해결하지 않는다. 일하고 요리하며 이웃과 만나는 장소를 공동영역으로 꺼내, 집이 차지하는 경계를 넓힌다. 보고타의 테우사키요는 역사적인 벽돌 건축과 활발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이 기억을 복제하는 대신, 설계팀은 오늘날 1인 가구와 학생, 젊은 직장인이 함께 살아..
“디테일은 디테일이 아니다. 디테일이 건축을 만든다.” 찰스 임스 문턱이 가구가 될 때 Atelier Orzan-Appartement Lecomte When Thresholds Become Furniture 철근콘크리트로 다시 세운 항구 도시 르아브르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언덕 위 라 코스티에르에는 1944년 폭격을 피한 전쟁 이전의 주택이 남아 있다. 아파트망 르콩트는 그 가운데 한 단독주택 지상층을 오늘의 생활에 맞게 고친 약 55㎡ 규모의 집이다. 이후 여러 세대로 나뉜 건물에는 원래 주택과 분할된 아파트, 두 시대가 함께 배어 있다. 헤링본 마루와 석고 몰딩, 높은 천장은 그대로 남아 있으며, 내부 공간은 뒤편 정원으로 훤히 이어진다. 앙필라드의 모순 기존 평면은 방이 일렬로 맞물리는 ..
ZHA to thread sprawling 'baku expo city' through pine forest in azerbaijan도시는 대개 숲을 밀어내며 확장된다. 반면 ZHA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제안한 ‘Baku Expo City’는 숲을 개발 이전의 장애물이 아니라 도시를 조직하는 첫 번째 기준으로 삼는다.약 198헥타르의 대지에는 18,000그루가량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계획은 그중 92%, 약 16,560그루를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축물을 먼저 배치하고 남은 공간을 녹지로 채우는 방식이 아니다. 기존 수목과 숲의 틈, 바람의 방향, 도로와 광역교통의 관계를 읽고 그 사이에 새로운 주거와 공공시설을 삽입한다.이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질문은 명확하다.숲은 도시 안에 얼마나 남아 있는..
"집이 진짜 집이 되려면 작은 도시 같아야 하고, 도시가 진짜 도시가 되려면 커다란 집 같아야 한다."— 알도 반 에이크(Aldo van Eyck)OMA completes first US affordable housing development in San Francisco공원을 마주 보는 여덟 층골든게이트 파크 동쪽 입구를 건너다보는 자리에 흰 덩어리 하나가 앉았다. OMA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Y.A. 스튜디오가 함께 설계한 160세대 공동주택 730 스탠얀이다. 미국에서 OMA가 처음 완성한 100퍼센트 어포더블 하우징, 곧 저소득 가구를 위해 임대료를 낮춘 주택이다. 그런 사업이라 지역에 뿌리내린 두 비영리 조직, 차이나타운 커뮤니티 개발센터와 텐더로인 지역개발법인이 손잡고 이끌었다.가운데 덩어리는..
"나는 직각에, 인간이 만든 딱딱하고 완고한 직선에 끌리지 않는다. 나를 끌어당기는 것은 자유롭고 관능적인 곡선이다." — 오스카르 니에메예르(Oscar Niemeyer) Terabithia House — CplusC Architectural Workshop Screened and Bright: How One Circle Wins Both Privacy and Light 언덕 위, 등을 돌려 앉은 집 시드니 미들하버(Middle Harbour)의 주거지 노스브리지(Northbridge), 대지는 도로보다 한 단 높이 올라앉아 있다. 뒤로는 경사가 급하게 떨어진다. 그 아래로 노스브리지 골프코스의 초록이 넓게 트인다. 시선을 더 멀리 보내면 요트가 점점이 뜬 퀘이커스햇 베이(Quakers Hat Bay)와..
"고요를 표현하지 않는 건축은 잘못된 것이다." —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án)Waechter Architecture-Dune House. Light by Way of Closure: A Coastal House Wrapped Like a Hide사구 위에 낮게 앉은 상자미국 오리건 북부 해안, 마을의 격자가 끝나고 모래언덕이 시작되는 자리에 집 한 채가 나직이 앉아 있다. 멀리서는 윤곽만 겨우 잡힌다. 해안 소나무 덤불이 벽의 아랫도리를 가린 데다 억새가 지붕선 가까이까지 밀려와 있어서다. 군더더기라고는 없는 직육면체 위로, 완만한 물매의 지붕이 사방으로 흘러내린다. 그 마루에는 천창을 품은 자그마한 탑 하나만 솟아 있다. 벽과 지붕을 가르는 선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시더 슁글(ce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