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표현과 개방성, 사생활 사이의 섬세한 균형.” — ARCHISPEKTRAS Opening to the Landscape, Sheltered by Curves숲 앞에 펼친 지붕리투아니아 카우나스의 숲 앞에 파미슈키오 하우스가 지붕을 넓게 펼치고 있다. 강과 경사지가 집 곁에 함께 놓여 있다. 아르히스펙트라스는 자연을 가까이 누리면서도 사적인 일상을 지킬 경계를 설계 과제로 삼았다. 풍경을 받아들이는 창과 몸을 감싸는 벽이 한 집 안에서 자리를 나눈다.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길게 굽이치는 처마선이다. 경사진 지붕면은 세 방향으로 뻗고, 그 아래에는 밝은 벽돌 벽과 유리창이 놓여 있다. 항공사진을 보면 지붕의 갈래 사이로 정원이 파고든다. 이 집의 곡선은 외관의 윤곽을 그리면서 집 곁에 머물 자리를..
“건축적 해법에는 언제나 인간적 동기가 있어야 한다.” — 알바르 알토 IGArchitects-House of Wall Forest Living Together through Distances between Walls작은 대지에서 시작한 관계의 문제창 너머로 송전탑이 보이고, 다른 창에는 나뭇잎이 걸린다. 도쿄 스기나미의 주택, 하우스 오브 월 포리스트다. 남쪽 녹지 보행로와 동쪽 송전탑 사이에 집게발 모양의 대지가 놓여 있다. 이가라시 마사토가 이끄는 IGArchitects는 이곳에 부부와 자녀를 위한 목조 2층집을 짓는다. 거리에서는 갈바륨 강판(Galvalume steel)과 금속 창틀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내부의 깊이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이 집에서 프라이버시는 내부 공간을 조직하는 출발점이..
“평온은 고뇌와 두려움에 맞서는 위대하고 참된 해독제다.”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án)Admitting Nature, One Bay at a Time도시의 가족이 바란 거리 두아 빌라는 뭄바이에서 바다 건너 남쪽, 해안 도시 알리바그(Alibag)에 들어앉은 주말 주택이다. 집의 주인은 뭄바이에 사는 부부와 성년이 된 세 자녀, 다섯 식구다. 건축가의 설명에 따르면 가족은 자연 가까이 머물되 자연에 압도되지 않는 은신처를 원했다. 도시의 속도와 밀도에 길든 사람에게 숲과 비와 볕은 위안이면서도, 한꺼번에 감당하기 버거운 양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집의 과제는 자연을 얼마나 들이느냐보다 어떤 순서와 거리로 들이느냐에 놓인다. 도면과 사진을 겹쳐 보면, 아키텍처 브리오는 그 거리를 두꺼운 벽과..
“수평선은 집 안에 들여놓은 풍경이 아니다. 이 집을 구상하게 한 조건이다.”— HW 스튜디오Casa Malonic in Zihuatanejo Frames Mexico's Pacific Landscape With Modernist Clarity닫힌 길에서 열린 바다로멕시코 지와타네호의 가파른 숲길에서 카사 말로닉을 만나면, 태평양보다 먼저 벽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의 굽이를 따라가는 노출 콘크리트 벽과 흰 매스가 집 안을 가린다. 바다를 향한 집인데도 입구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이 지연이 공간 경험의 출발점이다.벽 안쪽의 앞마당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높은 흰 벽에 둘러싸인 원형 중정에 닿는다. 벽 위로는 하늘과 나무 끝이 보이고, 벽 사이로는 바다의 일부가 스친다. 전망을 한꺼번에 내주지 않는 동..
"공간과 시간이 무엇을 뜻하든, 장소와 계기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뜻한다." 알도 반 에이크(Aldo van Eyck) Schemata Architects restores guesthouse nestled in ancient Irish rainforest. Two Stone Houses Askew, a Room in the Gap숲을 지키는 숙소아일랜드 남서부 글렌개리프(Glengarriff)에는 드롬개리프(Dromgarriff) 우림이 자리한다. 넓이는 39헥타르에 이르며, 아일랜드에 몇 남지 않은 온대우림이자 생태 보호 구역으로 묶인 숲이다. 2022년 땅을 산 소유주는 숲을 보전하며 야생으로 되살리기 시작했다. 그 비용 일부는 숲 곳곳에 흩어진 게스트하우스 다섯 채를 웰니스 리트리트로 바꾸어 마련..
“재료는 뒤로 물러나고, 빛이 주된 재료가 되기를 바랐다.” — 마헨드라 구사인·드루브 구사인 빛을 들이는 집, 사원 곁의 경계를 세우다 ROOMOOR-Monastic Field Light Within, A Boundary Beside the Temple사원 곁에서 집은 얼마나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까. 인도 발레슈와르의 자이나교 사원 부지에 들어선 모나스틱 필드는 그 물음에 낮은 높이와 닫힌 외벽으로 답한다. 사원을 찾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백 명인 곳이다. 가족의 생활을 지키면서 사원이 장소의 중심으로 남도록, 룸무어는 하나의 큰 덩어리 대신 작은 콘크리트 매스들을 모았다.닫힌 외곽, 이어지는 내부바깥에서는 창이 드문 벽과 높이가 다른 직육면체가 먼저 보인다. 붉은 사암으로 마감한 낮은 담과 바닥은 콘..
“이전에는 장소가 없던 곳에 장소를 만든다.” — ENNE ArquitecturaENNE Arquitectura | VyD 파빌리온 (Quincho VyD)집 뒤에 새로 지은 퀸초가 집의 앞뒤를 바꿀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에서 퀸초는 아사도를 함께 먹는 자리다. ENNE Arquitectura는 모서리 대지의 단독주택에 이 작은 모임 공간을 더하면서, 그동안 쓰임을 얻지 못한 뒷마당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건축가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주택은 중간 대지에 어울리는 구성 탓에 후면 공지를 외면해 왔다. 이 프로젝트가 다루는 것은 별채 한 동의 모양보다 집과 빈터 사이의 관계다.벽돌이 둘러싼 빈자리바깥에서 보이는 붉은 벽돌은 기존 주택의 경계를 이어받는다. 새 부분에는 벽돌을 다르게 쌓아 같은 색과 재료..
“실내의 수직·수평 시선은 세심하게 조율되었다.” — 다쿠미 와쿠이 + 리호 와쿠이 아키텍츠다쿠미 와쿠이 + 리호 와쿠이 아키텍츠, 가구라자카의 집 좁은 폭을 다루는 법도쿄 가구라자카의 골목에서 이 집은 이웃 건물 사이에 가늘게 서 있다. 흰 외벽이 거리 쪽 윤곽을 잡고, 안쪽으로 깊숙이 물러난 창에는 그림자와 식재가 겹친다. 건축가들은 작은 대지와 밀집한 주변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설명한다. 이 집의 관심은 제한된 바닥을 층마다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높이의 생활이 어떻게 빛과 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층을 잇는 시선단면을 보면 아래층 서재 위로 거실과 주방이 놓이고, 다시 침실과 욕실이 이어진다. 가운데를 지나는 계단은 단순한 통로보다 공간을 바라보는 자리에 가깝..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은 이미 지어진 건물이다.” — 건축가 칼 엘레판테(Carl Elefante)Residência em Campos do Jordão / Gil Mello Arquitetura기존 집을 어디까지 남기고, 새 생활은 어디서 시작할까. 브라질 캄푸스두조르당의 이 주택은 외벽과 기초, 슬래브를 보존한 채 세 층의 생활을 다시 짰다. 설계팀은 구조 검토로 기존 몸체가 새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 위에 얹힌 검은 상층은 이전의 집과 이번 개입 사이에 선을 긋는다. 흙빛의 두 층, 검은 상층기존 두 층은 흙빛으로 묶고, 옛 다락을 바꾼 상층은 탄화 목재로 감쌌다. 서로 다른 마감은 세 층을 하나의 높은 덩어리보다 두 개의 큰 볼륨으로 읽히게 한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지붕과 ..
“잘 짓는 일은 평화를 위한 행위다.” — 케빈 로시(Kevin Roche)풍경이 통로가 되는 집 | Villa Yandara, Landscape as Passage 열대성을 공간으로 번역하다브라질 바이아주 해안 마을 트란코주에 들어선 빌라 얀다라는 열대 이미지를 집 안에 장식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을 따라 걷는 동안 빛을 통과해 바다를 바라보는 몸의 순서를 건축으로 엮었다. 대지 위에 가로로 길게 놓인 주거 바와 바다를 향해 뻗은 수영장이 직각으로 만나자, 현관에서 수평선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시선축이 생겨났다. 열대성은 양식보다 동선과 거리, 재료가 함께 만드는 경험에 가깝다.집은 도로와 같은 높이에 놓인 중앙 현관에서 시작한다. 얕은 반사 수면이 입구를 감싸서, 문턱을 넘으면 외부 공간과 바다가 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