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을 공간의 제약이 아니라, 공간을 자유롭게 하는 조건으로 바라본다.” — 기무라 고이치A Home for One, Deepened by Views길을 향해 닫고, 풍경을 향해 열다일본 시가현의 언덕에 선 미니멀리스트 하우스는 포름/기무라 고이치 건축설계사무소가 설계한 한 사람의 집이다. 주거 공간은 약 22평이다. 한 사람의 생활에 필요한 자리를 갖추면서, 비와호를 향해 눈길이 이어지도록 짠 집이다.도로에서는 은빛 골강판과 검은 미장면이 포개진 외관을 만나며, 금속 주름 사이로 현관이 깊숙이 물러나 있다. 길 쪽 창은 드물다. 건물 위로 솟은 가느다란 창이 눈에 걸리고, 반대편에서는 깊게 파인 창이 호수를 향해 열려 있다. 집이 어디를 바라보며 생활을 품는지, 개구부의 배치에서 방향이 드..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은 이미 지어진 건물이다.” — 칼 엘레판테(Carl Elefante) 공원의 질서를 이어받은 건물 IT'S Studio | Campus du Parc 공원에 남겨진 학교프랑스 낭테르의 앙드레 말로 공원에는 한때 건축을 가르치던 학교가 있었다. 자크 칼리슈와 로제 살렘이 1971년에 설계한 건물이다. 2004년 이후 비어 있다가 2018년 광역 파리 재생 공모를 계기로 새 용도를 찾았다. 버려진 시절의 항공사진에서는 각기 다른 높이의 지붕과 작은 중정이 맞물리며 하나의 단단한 덩어리보다 확장 가능한 조직을 이룬다.IT'S 스튜디오는 옛 학교를 드빈치 고등교육그룹의 캠퍼스로 바꿨다. 공학·경영·디지털 분야 학생 4,500명을 위한 공간이다. 기존 골격이 새로운 교육 활동을 받아들이도록..
Title: UFO-shaped futuro house brings radical 1960s vision of prefab living to the market이동하는 집이 유산이 될 때 | When a Portable House Becomes Heritage마티 수로넨(Matti Suuronen) · 도널드슨 퓨투로(Donaldson Futuro)“그 시대의 낙관을 떠올리게 하는 물리적 증거다.” — 게일 케너드, 2024년 Docomomo US 심사평(번역)바위 위에 내려앉은 노란 타원체는 집보다 낯선 물체에 가깝다. 가느다란 다리가 몸체를 지면에서 띄우고, 타원형 창이 표면을 일정한 높이로 두른다. 캘리포니아 아이딜와일드의 소나무와 바위 사이에서 이 집은 풍경에 녹아들기보다 또렷이 모습을 드러낸다...
“공공 공간은 스스로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 genarchitects Aranya Youyi Bay Community Regeneration / genarchitects — Agenda Priority Arrangement넓은 광장에는 이미 삶이 있었다. 아침에는 달리는 사람이 지나갔고, 저녁에는 아케이드 아래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시장과 공연도 열렸다. 친황다오 아라냐 유이만의 재생은 비어 있는 장소를 채우는 사업이 아니라, 사용하면서 드러난 새로운 필요에 응답하는 증축이었다.광장보다 길어진 가장자리중국 음식점과 추가 점포가 필요해지자, 설계팀은 기존 디지우랑을 식당으로 바꾸고 단층 유닛 세 동으로 나무가 있는 중정을 둘렀다. 다른 두 유닛은 호텔과 아파트를 따라 대체로 나란히 놓..
“도시와 바다 사이의 결정적 경계를 기념하는 다기능 시민 인프라.” — RUR Architecture DPC A Section that Folds the Port into the City항만은 오랫동안 도시 바깥이었다. 물류와 보안, 거대한 선박이 일상 보행을 밀어냈으며, 부두는 바다를 가장 가까이 두고도 시민에게는 먼 장소로 남곤 했다. 가오슝 포트 터미널은 이 익숙한 경계를 지우기보다 높이 차로 다시 짠다. 산업과 여객, 시민 활동을 서로 다른 레벨에 놓은 뒤, 굴곡진 단면으로 연결해 항만을 도시 안으로 접어 올린다.세 개의 도시가 포개진 항구프로젝트는 평면이 아니라 단면에서 출발하며, 도시 관계를 높이로 다시 짠다. RUR Architecture DPC는 세 활동 레벨을 세웠다. 지상 산업·도시 기..
“저렴하고 익숙한 건축 재료를 환경 장치로 재구성한다.”— scale50 From Ordinary Metal to a Climatic Envelope학교에 더해진 새로운 체육관호찌민의 Phan Chau Trinh 학교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캠퍼스의 시설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새 체육관도 그 과정에 놓인다. 기존 교사 옆에 들어선 건물은 반듯한 금속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표면을 감싼 가는 골과 수평의 이음이 드러난다. 학생들이 그 앞을 지나 큰 문으로 들어가는 사진은 체육관이 캠퍼스의 일상에 놓였음을 보여준다.두 겹의 벽이 맡은 일외벽의 골강판과 안쪽 시멘트 패널 사이에는 공기층이 있다. 설계자는 이 틈으로 공기가 돌고 바깥층이 햇빛과 비를 걸러내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한다. 단면과 분해도..
"먼저 삶, 그다음 공간, 마지막에 건물. 반대 순서는 결코 작동하지 않는다." 얀 겔(Jan Gehl)Closed Bowl, Open Surface1950년대 링크가 남긴 자리체코 이흘라바 구시가 가장자리에는 1950년대부터 아이스링크가 오래 자리 잡고 있었다. 낡은 링크를 걷어내고 새 시설을 도심에 다시 붙이는 일이 시가 내건 조건이었다. 히비크 + 크리슈토프는 2019년 공모에서 이 조건을 안고 설계권을 얻었으며, 경기장은 2025년 11월 문을 열었다.대형 실내경기장은 도시를 등지기 쉽다. 관중석과 빙판을 감싸다 보면 창 없는 벽이 길게 이어지면서 설비와 하역구가 지면을 차지한다. 주차장 한복판에 홀로 선 상자, 경기가 끝나는 순간 불이 꺼져버리는 커다란 덩어리가 흔한 결말이다. 첨탑과 박공지붕이..
"순간을 다시 살려낼 때에야 우리는 과거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스베레 펜(Sverre Fehn)COOKFOX-Bruce Springsteen Center for American Music공간의 건축, 시간의 음악건축은 자리를 차지하고 음악은 시간 속을 흐르므로, 둘은 애초에 셈법이 다르다. 흘러가는 예술을 어떻게 한자리에 붙박아 둘 것인가. 쿡폭스는 이 물음을 설계의 첫 조건으로 삼았다. 형태를 다듬는 대신 재료와 경험 쪽에서 답을 찾았으니, 다 지은 순간보다 앞으로 변해 갈 시간이 건물의 주제가 된다. 내후성강판에 번지는 녹, 목재에 남은 성장의 자국, 입면을 훑고 지나가는 볕이 저마다 시간을 실어 나른다.초지를 가로지르는 널판 길뉴저지주 롱브랜치의 몬머스대학교 캠퍼스에서 방문객은 건물보다 초지..
"건축은 가장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봉사다. 쓸모를 낳는 예술이다."— 렌초 피아노(Renzo Piano)OYO Architects perches steel-framed office on harbourside warehouse. The Raised Deck — Splitting Warehouse and Office to Win Back the Port항만이 먼저 내미는 얼굴오스텐더 항 부두를 따라 걸으면 컨테이너와 폐기물 수거함, 노란 갠트리 크레인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잡다한 앞마당 너머로 회색 콘크리트 벽이 나직이 뻗어 있다. 벽 위에는 붉은 강철 상자가 세 개 층을 포갠 채 떠 있는데, 벽의 끝선을 훌쩍 넘겨 허공으로 몸을 내민다. 그 무게를 가느다란 붉은 기둥 하나가 받아 창고 지붕까지 내려온..
"다 풀고 났을 때 그 해답이 아름답지 않다면, 나는 그것이 틀렸음을 안다." —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 Carried by Scales, Emptied Within언덕 위에서 세 갈래로 벌어지다 청두 외곽, 나직한 구릉이 겹겹이 이어지는 자리에 은빛 덩어리 하나가 올라앉아 있다. 새로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 전시관과 곁의 전망탑이 한 쌍으로 눈에 들어온다. 두 건물은 쓰촨성에 들어설 신도시를 미리 알리는 표지다. 청두 미래과학기술도시(Chengdu Future Science and Technology City)라 부른다. 도시는 아직 공사 중이어서, 방문객은 완성된 거리 대신 이곳에서 앞으로 올 풍경을 먼저 만난다. 평면은 삼각형 바람개비를 닮았다. 세 갈래로 뻗은 전시홀은 저마다 다른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