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쿠라 영국 앤티크 박물관: 두 문화가 직조한 건축적 서사 [ Kengo Kuma ] British Antiqu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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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문화의 그릇이며, 시대를 넘나드는 대화의 매개체다." - 켄고 쿠마

가마쿠라 영국 앤티크 박물관: 두 문화가 직조한 건축적 서사  Kengo Kuma-British Antique Museum

가마쿠라 중심가, 츠루가오카 하치만구에서 도보 1분 거리의 좁은 골목 사이로 독특한 건축물이 우뚝 솟아있다. 켄고 쿠마가 설계한 영국 앤티크 박물관(BAM)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일본과 영국, 두 문화권 사이의 건축적 대화를 시도한 야심찬 작품이다.

전통 기법의 현대적 부활
이 건물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외벽을 이루는 히노키 삼나무 스트립들이다. 켄고 쿠마는 가마쿠라의 전통 공예 기법인 가마쿠라보리에서 영감을 얻어 이 파사드를 완성했다. 가마쿠라보리는 나무에 문양을 조각한 후 빨간색이나 검은색 옻칠을 입히는 전통 칠기 기법으로, 이 지역 특유의 공예 전통을 대표한다.

물결 모양으로 굴곡진 히노키 스트립들은 돌출부와 함몰부를 반복하며 3차원 다각형 패턴을 만들어낸다. 이 패턴은 시간과 빛의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주간의 자연광이 만드는 섬세한 그림자 놀이에서 야간의 인공 조명이 강조하는 목재의 따뜻한 질감까지, 파사드는 살아있는 표면으로 기능한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 처마의 곡선이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건물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이러한 접근은 켄고 쿠마의 대표적인 '약한 건축' 철학을 잘 보여준다. 거대하고 강압적인 형태 대신 섬세하고 인간적인 스케일의 목재 파사드를 통해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전통의 정교한 수공예 정신을 현대 건축의 스케일로 확장한 해석이다.

영국 역사의 공간적 재현
한편 건물 내부는 층별로 구성된 영국 문화의 시간여행을 제공한다. 1층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박물관 상점과 함께 전시된 런던의 클래식한 블랙 캡이다. 이 상징적 오브제는 가마쿠라 거리에 영국적 정취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조지아 시대의 세련된 분위기가 펼쳐진다. 로마풍 요소들과 대리석 바닥, 짙은 녹색 가구들이 18세기 영국 귀족 문화의 품격을 재현한다. 3층의 셜록 홈즈 테마 공간은 이 박물관의 진수를 보여준다.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베이커 스트리트 221B번지를 완벽하게 재현한 이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추리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경험한다.

4층 빅토리아 시대 전시실의 선명한 빨간색 인테리어는 당시의 화려함과 격식을 강조한다. 각 층이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을 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영국 역사의 시간적 흐름을 공간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계획되어 있다. 단순한 전시가 아닌 몰입형 문화 체험 환경을 구현한 것이다.

문화 대화의 건축적 실현
더 나아가 이 프로젝트는 문화적 번역의 건축적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마쿠라와 영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권 사이의 깊은 연결고리를 건축적 언어로 번역해낸 점이 특별하다. 외관의 일본적 전통성과 내부 공간의 영국적 역사성이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것, 이것이 바로 이 건축물의 핵심 가치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요소들이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대립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음을, 그리고 이러한 공존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가마쿠라라는 일본 전통 도시의 맥락 속에서 영국적 문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은 글로벌 시대의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건축적 해답을 제시한다.

BAM 가마쿠라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면서도 각각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건축적 실험이다. 21세기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을 만하다. 켄고 쿠마는 이 작은 박물관을 통해 건축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문화적 소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Located on the main street of Kamakura, just a minute’s walk from Tsurugaoka Hachimangu Shrine in Japan, the Kengo Kuma-designed British Antique Museum (BAM) exhibits authentic collectibles from the UK. The building presents an eye-catching façade inspired by the traditional craft of Kamakura-bori, a local lacquerwork technique in which designs are carved in wood and then coated with red or black lacquer. 

a deep bond between Kamakura and the UK
Kengo Kuma’s design is intended to highlight the deep connection between Kamakura and the United Kingdom. The renowned architect’s concept uses undulating strips of Japanese cypress trees called hinoki to mark the exterior of the building. The result is a striking wooden façade whose projections and recesses form a 3D polygonal pattern.

Inside the museum, visitors can view authentic antiques dating back more than 100 years. The interiors convey the importance of passing on historical items to future generations. Each floor has its own theme and displays pieces from a different era. The museum store is located on the first floor and guests have the opportunity to view an old London cab. The second floor features exhibits from the Georgian era, with the interior featuring a number of Roman-inspired elements, marble floors, and dark green furniture. On the third floor, visitors are immersed in the world of legendary detective Sherlock Holmes, while the forth floor presents a bright red room from the Victorian era.

name: British Antique Museum (BAM) Kamakura
architect: Kengo Kuma Associates
location: Kamakura,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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