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스스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우리에게 말한다."— 루이스 칸 (Louis Kahn)

Graham Baba Architects-West Canal Yards
도시의 끝자락, 운하의 기억
시애틀의 십 캐널(Ship Canal) 연안, 볼라드(Ballard)와 퀸 앤(Queen Anne) 사이의 좁고 긴 땅에 두 채의 건물이 오랜 세월을 버텨왔다. 한때 시애틀 어업의 핵심 거점이었던 이 자리에는 수산물 가공 공장과 약 2,800㎡ 규모의 냉동 창고가 나란히 서 있었다. 거칠고 단단한 이 구조물들은 도시가 팽창하는 동안에도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켰고, 이제 Graham Baba Architects(GBA)의 손에 의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대지가 말하는 것들
대지가 품고 있던 가능성은 상당했다. 묵직한 볼륨의 두 건물, 넉넉한 주차 공간, 그리고 약 300미터에 달하는 부두 접면은 도시의 해양산업 경계선을 다시 활성화할 드문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GBA는 프로젝트 초기 기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볼라드와 퀸 앤 사이의 이 독특한 지역을 '웨스트 캐널(West Canal)'로 명명하고 '야드(Yards)'라는 개념으로 대지 전체를 앵커 삼아 활성화하는 비전을 함께 그려나갔다. 건물 하나를 고치는 일이 아니라 동네 하나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었다.
껍질을 열다
냉동 창고 동의 재생은 외피(外皮)로부터 시작되었다. 기존의 틸트업 콘크리트(tilt-up concrete) 구조는 그대로 살리되, 패널 일부를 정밀하게 걷어내고 그 자리에 대형 유리와 금속 패널을 끼워 넣었다.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막아서던 자리에 빛이 들어오고, 바람이 통하고, 운하의 풍경이 실내 깊숙이 스며들었다. 닫혀 있던 산업 건축물이 도시를 향해 서서히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저녁 하늘 아래 주차장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콘크리트 외벽은 세월의 결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그 사이사이로 따뜻한 빛이 새어 나온다. 내부의 온기가 바깥으로 번져 나오는 그 장면은, 이 건물이 과거를 지우지 않고 오히려 과거 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빛과 목재와 철의 합주
내부 공간은 더욱 과감한 변화를 맞이했다. 층고 약 6.7미터(22피트)의 넓은 볼륨 안으로 강재와 집성 목재로 구성된 새로운 중층 바닥이 삽입되었다. 단일한 공간에 또 하나의 레이어가 더해지면서 공간은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건물의 중심부를 따라 지퍼형 천창 띠가 길게 열렸고, 자연광이 건물 깊은 속까지 내려앉는다. 두껍고 거친 원목 보가 천장 전면을 가로지르고, 검은 철제 계단과 메자닌 난간이 공간에 긴장감과 리듬을 더한다. 합판으로 마감된 내부 볼륨, 유리 너머로 들여다보이는 회의실, 계단 아래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사람들. 이 건물 안에서 피어나는 풍경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그 자유로움 자체가 이 공간의 의도다.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유연한 마당
완성된 공간은 고정된 용도 대신 유연한 가능성으로 채워진다. 창작자(메이커스), 해양 관련 사업자, 그리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프로그램이 함께 입주할 수 있도록 테넌트 레이아웃을 구성했다. 갤러리로 운영되는 공간, 워크숍이 벌어지는 공간, 그냥 앉아 쉬는 공간이 층을 달리하며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경계는 허물되 질서는 유지되는, 오늘날 창작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 바로 그 공간이다.
건물이 아닌 장소의 재생
웨스트 캐널 야드는 단순한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아니다. 해안선 보호구역과 해양산업 지구가 복잡하게 겹치는 규제 환경을 헤쳐 나가면서, GBA는 지금의 재사용과 먼 미래의 재개발 가능성을 함께 설계했다. 이 프로젝트는 수십 년에 걸쳐 이 지역을 변화시킬 긴 여정의 첫 수다. 건물의 재생이 아니라 장소의 재생. 그것이 웨스트 캐널 야드가 말하고자 하는 바다.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West Canal Yards was formerly a vital hub in Seattle's fishing industry, comprised of two buildings: a long-running fish processing facility including a 30,000-square-foot freezer. These hard working structures now form the foundation of this adaptive reuse project along Seattle's Ship Canal.
With its robust volumes, ample parking, and nearly 1,000 feet of wharf frontage, the site presented a rare opportunity to reactivate a maritime-industrial edge of the city. The design strategy involved transforming the freezer building's tilt-up concrete structure by surgically removing panels and replacing them with large expanses of glass and metal paneling to bring light, ventilation, and views into the interior.
Inside, new mezzanine floors constructed from steel and mass timber insert a second level into the 22-foot tall volume. A central "zipper" of skylights and glass cuts through the building, bringing daylight deep into the core. The result is a flexible, tenant layout—tailored for makers, marine-related users, and public-facing businesses.
The work reflects not only an architectural transformation but also the reimagining of a neighborhood. GBA led the early ideation, identifying the distinct slice of neighborhood between Ballard and Queen Anne as "West Canal" and helping the client envision how to activate a site and anchor it with these "Yards". The project balances immediate reuse with long-term redevelopment flexibility, navigating a complex overlay of shoreline and marine industrial zoning. It is a first move in a multi-decade reinvention—more than adaptive reuse of buildings, it is an adaptive reuse of place.
from arch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