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광이 들지 않는 공간은 건축적으로 공간이라 부를 수 없다." — 루이스 칸(Louis K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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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stas Architects uses natural materials for "comforting and gentle" mortuary in Helsinki
숲의 가장자리에 낮게 엎드린 집
헬싱키 북동쪽 말미 묘지(Malmi Cemetery)는 핀란드에서 가장 큰 묘지다. 그 곁 자작나무와 전나무 숲의 가장자리에 회색 벽돌 건물 하나가 낮게 엎드려 있다. 서쪽에서 다가서면 단층의 긴 덩어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얇은 벽돌을 가로로 길게 쌓아 올렸다. 그래서 벽은 면이라기보다 결에 가깝다. 지붕선은 한동안 수평을 지키다가 입구 앞에서 안으로 깊게 파고든다. 처마 아래 초승달 모양의 그늘이 걸리고, 그 안쪽에 나무 문 하나가 서 있다. 해가 기울면 건물 전체가 푸른 어스름에 잠기고 그 문만 등불처럼 노랗게 남는다. 방문객은 그 빛 하나를 향해 걸어 들어간다.
도시가 늙어간다는 사실
헬싱키는 빠르게 늙어간다. 베르스타스 아키텍츠(Verstas Architects)는 그 사실에 응답해 이 건물을 지었다. 병원과 요양 시설이 감당해야 할 몫은 해마다 늘어난다. 그 압력의 끝에 놓인 시설이 영안실이다. 건축가들은 여기에 작별의 방 네 개를 함께 두었다. 특정 종교에 기대지 않는 중립적인 방이다. 어떤 전통과 의례도 이 방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했다.
슬픔의 순간에 가족과 친구가 모이는 방식은 공동체를 묶어온 전통과 가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건축가들은 설명한다. 이 도시에는 점점 더 많은 문화가 섞인다. 삶의 중요한 길목을 건너는 관습도 저마다 다른 결을 지닌다. 이 건물은 그 차이를 지우는 대신 비워둔다.
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문을 열면 어두운 벽돌 바닥이 발밑에 깔린다. 천장은 가문비나무 슬랫으로 촘촘히 덮여 있고, 그 아래 공기는 한 톤 낮게 가라앉는다. 시선은 곧바로 물에 닿는다. 방문객이 머무는 공간 한가운데에 얕은 물이 고여 있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진 유리가 그 물을 사방에서 감싼다. 물 위로 바깥 숲이 통째로 내려앉는다. 나무가 흔들리면 벽돌 벽에 얹힌 그림자도 함께 흔들린다.
작별의 방들은 이 물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나란히 늘어선다. 대기하는 사람과 작별하는 사람 사이에 물 한 겹이 놓이는 셈이다. 유리는 시야를 열어두지만 소리는 건너오지 않는다. 이 건물에서 물은 풍경이 아니라 거리다.
네 개의 방, 그리고 내려오는 빛
작별의 방은 바깥을 향해 창을 내지 않는다. 그 대신 남쪽을 바라보는 커다란 천창이 지붕 위로 등불처럼 솟는다. 빛은 위에서 들어와 옅은 트래버틴(travertine) 벽을 타고 천천히 내려온다. 돌의 미세한 구멍이 빛을 머금어 흰빛을 따뜻한 쪽으로 되돌린다. 사생활은 지켜지고 하늘은 남는다.
더 아늑하게 감싼 자리에는 가문비나무 슬랫 판을 벽과 천장에 둘렀다. 나뭇결의 리듬이 시선을 눅이고, 동시에 소리를 눅인다. 울음이 방 밖으로 번지지 않는다.
가구는 최소한만 놓았다. 사람들이 각자의 문화적 전통에 따라 작은 의례용 물건이나 유품으로 방을 채울 수 있도록 중립적인 바탕을 남겼다고 건축가들은 밝힌다. 네 개의 방 가운데 두 곳에는 세면대를 두어, 의례에 따라 씻김이 필요한 방문객을 배려했다. 이 두 방에서는 돌 바닥을 밝은 색 벽돌 타일로 바꾸었다. 물을 쓰는 방과 쓰지 않는 방이 재료로 서로를 구분한다.
힘든 시간을 지나는 사람을 곁에서 붙들어주고 싶었다고 건축가들은 덧붙인다. 위로가 되는 부드러운 공간, 그것이 목표였다. 돌과 나무가 그 중심을 이룬다. 재료는 고요하다. 그 고요함이 공간에 시간을 타지 않는 품위를 남긴다.
동쪽 절반, 보이지 않는 노동
복도와 현관이 건물을 가른다. 그 동쪽으로 영안 기능부가 자리한다. 작업 공간은 단층으로 길게 펼쳐진다. 그 옆에 고인을 모시는 보관 구역이 붙는다. 이 구역만 여러 층으로 쌓여 탑처럼 솟는다. 탑의 한쪽 모서리는 곡면으로 깎여 하늘을 향해 미끄러진다. 서쪽에서 본 처마의 오목한 곡선과 이 볼록한 곡선이 한 몸에서 서로를 마주 본다. 건물의 형태가 만들어내는 유일한 감정적 제스처다.
이 안쪽에서 건축가들은 감상을 걷어냈다. 오래 견디는가, 쉽게 닦이는가. 이곳의 기준은 그 두 가지다. 마감은 흰색으로 단순하게 처리하고 가구는 금속으로 골랐다. 산 자를 위한 절반과 죽은 이를 위한 절반이 같은 벽돌 껍질 안에서 각자의 규칙을 따른다.
재료가 대신하는 말
이 건물에는 상징이 거의 없다. 십자가도, 첨탑도, 특정 신앙의 기호도 놓이지 않는다. 남은 것은 벽돌의 결과 돌의 흰빛, 나무의 온기, 그리고 위에서 내려오는 빛뿐이다. 베르스타스 아키텍츠는 말을 건네는 대신 재료를 놓아두었다. 나머지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핀란드 건축은 오래전부터 숲과 죽음을 함께 다루어왔다. 아스플룬드와 레베렌츠가 스톡홀름의 숲에 남긴 묘지가 그러했듯, 여기서도 건축은 앞장서지 않는다. 다만 자작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하나 마련하고 조용히 물러선다. 말미의 이 낮은 집이 하는 일도 그와 다르지 않다. 문 하나에 불을 켜두고, 안에서 사람을 기다린다.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Finnish studio Verstas Architects has completed the Malmi Mortuary and Farewell Spaces in Helsinki using a pared-back palette of stone, timber and brick.
Located next to Malmi Cemetery, the largest cemetery in Finland, the building was designed in response to Helsinki's rapidly ageing population, which is placing increasing strain on its hospitals and care homes.
Alongside the mortuary itself, the project provides four farewell rooms, which Helsinki based Verstas Architects designed as neutral, non-religious spaces that could accommodate a variety of traditions and rituals.
"The ways in which we gather as families and friends in the moments of grief vary greatly depending on the traditions and values that bind us together as communities," explained the studio.
"In our increasingly multicultural city, there is a rich spectrum of different customs associated with the significant passages in the cycle of life."
The Malmi Mortuary and Farewell Spaces building is divided into two halves. The farewell rooms present as a low-lying, single-storey volume on approach from the west, finished in thin grey brickwork.
Visitor facilities are organised around a reflecting pool of water framed by full height glazing, with the farewell rooms themselves organised in a row opposite.
To ensure privacy in these rooms, daylight enters each via large, south facing ceiling lanterns, which throw light down onto pale travertine walls and floors to create a warm atmosphere.
Wall and ceiling panels of slatted spruce wrap more enclosed seating areas and help to provide acoustic comfort.
In two of the four farewell rooms, sinks have been provided for visitors who may require them for ritual washing, and the stone floor finishes have been swapped for light-coloured brick tiles.
"The farewell rooms are minimally furnished to give a neutral setting that can be personalised by small ritual items or mementos according to the cultural traditions of people," said Verstas Architects.
"The aim has been to create a comforting, gentle space that supports the visitor in a difficult situation," it added.
"A serene material palette of high quality mainly composed of stone and wood give the spaces a timeless and dignified feel."
A corridor and entrance separate the mortuary functions in the building's eastern half, which are organised across a single storey alongside a multi-level storage area for the deceased that extends up into a tower like brick form with a curved edge.
In these more functional spaces, Verstas Architects focused on durability and ease of cleaning, with simple white finishes and metal furniture.
from deze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