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대화여야 한다. 좋은 건축은 그 장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와 공존한다."
— 타다오 안도(Tadao Ando)
![]() |
![]() |
![]() |
자연의 숨결을 담은 수직 오브제: NEXT 건축사무소의 엔더하이데 전망대 NEXT Architects creates bat-friendly watchtower overlooking Dutch forest
숲과 하늘 사이, 생태와 건축의 공존
네덜란드 디자인 스튜디오 NEXT 건축사무소가 선보인 '엔더하이데 전망대'는 단순한 조망 시설을 넘어 생태계와의 공존을 실현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벨기에 국경 인근 엔더하이데 숲에 자리한 이 26미터 높이의 목조 전망대는 나무들 사이에서 조용히 솟아오르며, 타원형 개구부를 통해 내부의 나선계단을 은은하게 드러낸다.
설계팀은 사전 연구를 통해 26미터 높이에 이르러야 '켐펜'으로 알려진 이 울창한 숲의 캐노피 너머로 시선을 뻗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전망대의 핵심 설계 요소로 삼았다. 주목할 점은 이 건축물이 단순히 인간 관람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NEXT 건축사무소의 파트너 미셸 슈라이네마커스에 따르면, 이 전망대는 인간 방문객만큼이나 박쥐와 같은 야생 동물들을 배려한 공간이다.
유기적 형태와 정교한 구조의 조화
엔더하이데 전망대의 단순한 수직 형태는 전략적으로 배치된 타원형 보이드로 인해 시각적 리듬감을 얻는다. 이 개구부들은 내부 구조를 외부로 드러내는 동시에, 숲을 향한 액자 프레임 역할을 한다. 방문객들은 이 프레임을 통해 주변 자연을 색다른 시점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 이 전망대는 글루램 더글러스 퍼(여러 층의 목재를 접착제로 결합한 고강도 구조용 목재) 기둥을 기본 뼈대로 하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열가공한 소나무재로 외피를 마감했다. 각 모서리에 배치된 L형 지지 기둥이 전망대에 안정감을 부여하며, 세 개의 풍하중 지지 트러스가 견고함을 완성한다. 이 구조체 중 두 개는 닫힌 외벽면을 따라 기초부터 지붕까지 수직으로 뻗어있고, 나머지 하나는 개방된 전면부에 자리하고 있다.
현장의 지형적 제약과 나무들 사이의 제한된 공간을 고려하여, 전망대는 공방에서 사전 제작한 후 지지 구조와 외피 패널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되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자연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정밀한 시공을 가능하게 했다.
다층적 공간 경험을 통한 자연과의 교감
엔더하이데 전망대의 중심부에는 방문객들을 세 개의 층으로 안내하는 나선형 강철 계단이 자리한다. 설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전망대의 다양한 층위는 방문객들에게 높이에 따라 변화하는 숲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의도적 장치다. 방문객들은 계단을 오르며 각기 다른 높이에서 숲과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낮은 층에서는 숲의 바닥부와 수목의 줄기를, 중간 층에서는 나뭇가지와 새들의 활동을, 최상층에서는 드넓은 숲의 캐노피와 그 너머 지평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계단을 한 발짝씩 오를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과 빛의 향연이 펼쳐져,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닌 감성적 여정으로 승화된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숲의 빛은 개구부를 통해 내부로 스며들어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손으로 만지면 따스함이 전해지는 목재의 촉감과 차갑고 단단한 철제 계단의 대비가 감각적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
생태 보존과 건축의 창의적 접목
건축적 혁신과 더불어 주목할 점은 이 전망대가 생태계를 세심하게 배려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전망대는 박쥐들의 주요 비행 경로에 위치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생태학자 예룬 모스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설계한 박쥐 휴식처를 건축 구조와 자연스럽게 통합했다.
이 휴식처는 5미터, 10미터, 15미터 높이에 전략적으로 배치되었으며, 그 뒤에는 나무 속 공간(수동, 樹洞)을 모방한 인공 박쥐집이 설치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질감을 살린 소나무 표면은 박쥐들이 안전하게 매달릴 수 있는 은신처가 된다. 뿐만 아니라 전망대 기초부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며, 이곳에는 추운 겨울철에 박쥐들이 안전하게 동면할 수 있는 전용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엔더하이데 전망대는 인간의 조망 욕구와 야생 동물의 서식 필요성을 창의적으로 조화시킨 사례로, 생태적 공존이라는 건축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했다.
협업을 통한 학제간 접근
WSP, 모스 생태 자문 및 연구, H+N+S 조경 건축가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완성된 엔더하이데 전망대는 건축, 구조 공학, 생태학, 조경 분야의 지식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북브라반트주의 지원과 주요 도로 시공사인 보스칼리스의 협력으로 베르게이크 지자체가 의뢰했으며, 벨기에 국경과 펠트호벤 사이의 새로운 도로인 N69를 따라 조성된 여러 문화적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생태 건축에 주는 시사점
엔더하이데 전망대는 한국의 건축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 건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 전망대는 생태적 가치와 건축적 혁신을 균형 있게 구현한 좋은 사례다. 국내 사례로는 순천만 습지의 '스카이큐브 전망대'나 제주도의 '오름 전망대' 등이 유사한 접근법을 보여주지만, 야생 동물 서식지를 적극적으로 통합한 디자인은 엔더하이데 전망대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또한 국내 목구조 건축의 재조명 추세와 맞물려, 전통 목구조 기법과 현대적 기술을 융합한 이 전망대의 접근법은 한국 건축가들에게 목재의 현대적 활용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다. 특히 글루램과 금속 연결재를 활용한 구조 시스템은 국내 목구조 기술 발전에 참고할 만한 요소다.
맺음말
자연과 건축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인간과 동물의 공간이 공존한다. 이것이 엔더하이데 전망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NEXT 건축사무소는 이 작은 전망대를 통해 건축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을 넘어 생태계와 공존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환경 위기와 지속가능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에, 이 전망대는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작은 등대와 같다.
Write by Claude & 5osa
Dutch studio NEXT Architects has completed Watchtower Einderheide, a bat friendly wooden lookout in the Netherlands with a curved cut-out that reveals a spiral staircase.
NEXT Architects, which has offices in Amsterdam and China, completed the tower as a lookout point for tourists on a network of cycling and walking trails in the Einderheide forest near the Belgium border.
The studio's ambition was to construct a 26 metre tall tower after tests showed reaching that height would allow visitors to peek out over the treetops of the wooded area, known as the Kempen.
The studio decided to incorporate habitats for tree dwelling bats into the structure, which is located on a flight path for the winged mammals.
"This tower is just as much for animals as it is for people, said NEXT Architects partner Michel Schreinemachers.
"In addition to the view of the surroundings, the wooden lookout tower is equipped with summer and winter shelters for bats."
The structure is made of laminated Douglas fir columns and clad in thermally modified pine that protects the lookout from the weather. At its core is a steel spiral staircase that takes visitors up to three levels.
The tower's simple form is broken up with voids that have been carved out of its facade and expose its construction. NEXT Architects created these with cut-outs with curved beams to provide different views out over the forest.
"We created different levels in the tower to explore and experience the woods on different heights providing views in different directions," added Schreinemachers.
"The way up became a tour in itself."
Because of the poor accessibility of the site and the limited space between the trees, the tower was prefabricated in a workshop with the supporting structure and facade panels assembled on site.
The tower's stability comes from L shaped supporting columns in each corner, and three wind trestles, two in the closed facades running from foundation to roof and one in the open facade.
Developed for the project by ecologist Jeroen Mos, the bat roosts have been integrated into the tower and spaced out at heights of five, 10 and 15 meters, with bat boxes placed behind them to mimic tree hollows.
The tower's rough preserved pine gives the bats good grip so they can land and crawl away.
Underneath the tower, the tower's base is made of concrete and includes a bat cellar where animals can hide and hibernate in the colder winter months.
Watchtower Einderheide, which was designed in collaboration with WSP, Mos Ecological Advice and Research, and H+N+S landscape architects, is one of a number of structures and attractions built alongside a new road, N69, between the Belgian border and Veldhoven.
The tower was commissioned by the Municipality of Bergeijk with support from the Province of North Brabant and main road contractor Boskalis.
from dez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