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á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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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사이드 뷰 :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수직의 건축 시 Taller 3000-House Between Two Rivers
위에서 시작되는 공간의 발견
능선 위에서 시작되는 여정이다. 두 강 사이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서 방문객이 마주하는 것은 세 개의 콘크리트 벽이 만들어내는 층층의 공간이다. 첫 번째 벽은 조용히 방문객을 맞이하고, 나머지 두 벽은 각각 다른 성격의 공간을 품고 있다. 하나는 거실과 주방, 일상의 대화와 여유로운 시간이 흐르는 생활공간을 담고 있고, 다른 하나는 더 아래쪽에 자리하여 침실들과 작은 안뜰들을 감싸 안는다. 창문 너머로는 울창한 숲이 어렴풋이 펼쳐진다.
계단 위로 이어지는 계단, 기울어진 기둥, 습기를 머금은 콘크리트, 그리고 정원. 이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건축적 서사를 만들어낸다.
지형과 건축의 섬세한 대화
멕시코 발레 데 브라보의 숲 속 능선에 자리한 이 주택은 기존의 자연 공터를 그대로 활용했다. 능선은 서쪽으로 완만하게 내려가며, 남쪽과 북쪽에는 두 개의 강이 흐른다. 경사면을 따라 조심스럽게 자리잡은 주택은 해머 마감 콘크리트 옹벽으로 대지를 받치면서도 자연의 윤곽을 최대한 보존했다.
주된 생활공간은 능선에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다. 5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옹벽이 대지를 가로지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허리 높이의 벽만 보일 뿐이어서 그 존재감을 절제되게 드러낸다. 이는 한국의 전통 담장이 보여주는 겸손한 자세와 유사한 미덕이다.
생활공간은 서쪽 계곡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다. 스페인 삼나무로 제작된 폴딩도어는 하루 종일 열려 있고, 단순한 린넨 커튼이 바람에 부드럽게 나부낀다. 이 순간 실내와 실외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수영장은 경사면 더 아래쪽에 관목 뒤로 숨겨져 있고, 주방은 지하에 위치하여 생활공간의 트인 느낌을 극대화한다.
사적 영역의 정교한 구성
침실동은 남쪽 경사면으로 2미터 더 내려가 있어 옹벽이 그만큼 더 깊어진다. 하지만 위에서 보면 허리 높이는 동일하게 유지되어 전체적인 시각적 연속성을 보장한다. 각 침실은 남향으로 배치되어 충분한 햇살을 받으며, 작은 정원 안뜰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복도를 통해 경사면과 분리되어 있다.
이 안뜰들은 마치 노천 테라리움과 같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자연을 응축하여 담아내는 방식은 한국의 마당 문화나 일본의 쓰보니와(坪庭) 개념과 맥을 같이 한다. 침실은 콘크리트 블록으로 건설되고 얇은 콘크리트로 마감되어 있는데, 습도가 높을 때면 조인트가 스스로를 드러낸다. 이는 재료의 솔직한 표현이자 자연환경과 건축물이 주고받는 미묘한 대화의 흔적이다.
기하학이 만드는 공간의 연결
두 동은 사다리꼴 형태의 계단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기하학적 구성이 전체 주택의 독특한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하나는 다른 하나 위에 있고, 하나는 동굴 같은 내향적 공간이며 다른 하나는 야외로 열린 외향적 공간이다. 이러한 대비는 주택 내에서 다양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
방문객은 상층부의 절제된 볼륨에서 시작해 점차 아래로 내려가면서 건물의 진정한 특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한국 전통 건축에서 대문을 지나 안채로 들어가는 공간적 위계와 유사한 경험이다.
자연과 호흡하는 지속가능한 시스템
큰 옹벽들은 단순한 구조 요소를 넘어 축열체(熱容量體) 역할을 한다. 산악 지대의 뜨거운 낮이 추운 밤으로 바뀔 때, 콘크리트는 벽난로나 별도의 난방 설비 없이도 주택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 온돌이 구들장에 열을 축적했다가 서서히 방출하는 원리와 본질적으로 같다.
주택은 인근 샘에서 물을 공급받으며 전력망에서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시스템으로 전력을 자급자족하는 진정한 의미의 오프그리드 주택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자연환경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건축가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건축이 남기는 메시지
이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서 현대 건축이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선언이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며 점진적으로 드러나는 공간 구성은 방문객에게 발견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각 레벨에서 다른 자연 경관과 마주할 수 있도록 한다.
세 개의 콘크리트 벽이 만드는 수직적 레이어는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한다. 위에서는 절제되게, 아래에서는 관대하게 열리는 이 주택의 특성은 한국인이 추구하는 '겉으로는 검소하고 속으로는 화려한' 미학과도 통한다.
무엇보다 이 주택이 보여주는 것은 최소한의 개입으로도 풍부한 공간적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그 안에 조심스럽게 스며드는 건축의 자세는 우리 시대가 지향해야 할 지속가능한 건축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You arrive from above, descending a ridge between two rivers. The ridge is cut by three walls, one receives you. The other two hide the program: one the living space, the kitchen, the chit chat and the idle day; the other, further down, the bedrooms, small courtyards, beyond the windows trees loom. Stair over stair, a crooked column, humid concrete, a garden.
The house is in Valle de Bravo, Mexico, set in an existing clearing on a ridge in the forest. The ridge descends to the west, with rivers to the South and North. The house is built into the slope, holding back the land with retaining walls of hammered concrete. The main living bar is perpendicular to the ridge, a five-meter retaining wall cuts the land, with only a hip height wall to suggest its presence from above. The living space opens to the West, with bifolding doors of Spanish cedar left open all day, simple curtains billow. The pool is further down the slope, unseen behind shrubbery. The kitchen hides underground.
The bedroom bar is two meters further down the southern slope, its retaining wall that much deeper. From above, the hip height remains the same. The rooms are oriented South and are separated from the slope by a corridor lit by small garden courtyards, open air terrariums. The rooms are built of cinderblock with a thin concrete render; when it is humid the joints announce themselves.
The two bars are connected by a knuckle of trapezoidal stairs, their geometry permits the house’s disposition. One is above the other; one a cavern, the other open-air.
The large retaining walls serve as thermal masses. When the days of mountain sun turn into cold nights, the concrete keeps the house warm with no chimney or heating. The house receives its water from a nearby spring and is off the electrical grid, with solar panels and a battery.
from arch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