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턱이 가구가 될 때 [ Atelier Orzan ] Appartement Lecom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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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은 디테일이 아니다. 디테일이 건축을 만든다.” 찰스 임스

문턱이 가구가 될 때 Atelier Orzan-Appartement Lecomte
When Thresholds Become Furniture

철근콘크리트로 다시 세운 항구 도시 르아브르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언덕 위 라 코스티에르에는 1944년 폭격을 피한 전쟁 이전의 주택이 남아 있다. 아파트망 르콩트는 그 가운데 한 단독주택 지상층을 오늘의 생활에 맞게 고친 약 55㎡ 규모의 집이다. 이후 여러 세대로 나뉜 건물에는 원래 주택과 분할된 아파트, 두 시대가 함께 배어 있다. 헤링본 마루와 석고 몰딩, 높은 천장은 그대로 남아 있으며, 내부 공간은 뒤편 정원으로 훤히 이어진다.

앙필라드의 모순
기존 평면은 방이 일렬로 맞물리는 앙필라드(enfilade) 방식이었다. 복도가 따로 없어서 한 방이 목적지인 동시에 다음 방으로 가는 길이 된다. 시선은 깊숙이 뻗지만, 통과 동선이 각 방을 가로지르므로 독립성과 사생활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설계를 맡은 티보 블롱데와 에밀 브뤼노는 이 모순을 벽으로 끊지 않았다. 대신 문턱을 가구 안으로 접어 넣었다.

거실 한쪽을 채운 올리브색 맞춤 벽장은 수납과 통로, 실내 배경을 함께 맡는다. 침실 문은 발크로마트(Valchromat) 패널 이음선 속에 나직이 숨어 있다. 문을 닫으면 벽장은 하나의 긴 면으로 돌아간다. 열면 침실까지 이어지는 생활 동선이 드러난다. 중앙의 커다란 개구부와 거울, 오쿠메 선반은 맞은편 장면을 겹쳐 보이게 한다. 사진 속 반복되는 프레임은 앙필라드가 만드는 깊이를 보존하면서도 방마다 경계를 부여한 장치로 읽힌다.

새로 드러난 오래된 구조
주방은 철거하지 않은 굴뚝 연도를 중심으로 짜였다. 양옆에 선반과 벽감, 수납장을 포개어 조리도구와 책, 수집품을 담으면서 집 안을 가로지르는 시선을 열어 두었다. 가짜 천장을 걷어내자 철제 장선 사이를 얕은 벽돌 볼트로 채운 플랑셰 아 부탱(plancher à voûtains)이 나타났다. 르아브르에 남은 오래된 주거 기술이 마감 뒤에서 다시 공간 표정으로 올라온 셈이다.

기사에서는 벽돌과 철재를 그대로 노출했다고 설명하지만, 제공된 사진에서는 천장 전체가 흰색으로 정리되어 있다. 재료 색보다 얕게 굽은 볼트와 반복되는 장선의 형상이 또렷하다. 이 선택은 구조를 유물처럼 강조하는 대신 높은 천장의 리듬으로 편입한다. 새 목공은 그 흔적을 덮지 않은 채 수평선을 길게 그어, 거친 구조의 방향성과 맞선다.

시간을 잇는 재료의 온도
재료는 오래된 집을 흉내 내지 않으면서도 그 곁에서 어색하지 않다. 카키빛 발크로마트는 속까지 물든 섬유판이어서 절단면을 감출 필요가 없고, 북쪽 빛 아래에서 표면이 건조하고 분말처럼 잔잔하게 보인다. 오쿠메 합판의 꿀빛과 붉은 기운은 낡은 헤링본 마루에 가까이 다가간다. 주방 바닥의 베통 시레, 벽의 조류 기반 페인트, 외피의 바이오 기반 단열재는 개보수의 물질적 범위를 넓힌다.

크롬과 스테인리스강은 이 차분한 바탕에 작은 문장부호처럼 박혀 있다. 주방 레일과 손잡이, 길게 매단 관형 조명, 침대 위의 원뿔형 벽등이 서로 응답한다. 특히 주방은 낮은 하부장과 가느다란 상부 수납대를 양쪽 벽에 길게 펼쳐, 넓은 흰 벽을 고스란히 남겼다. 덕분에 55㎡의 제한된 면적보다 높은 층고와 수평의 깊이가 먼저 감지된다.

정교한 답과 남은 조건
이 집의 강점은 전면 개방과 세밀한 분할이라는 두 극단을 피한 데 있다. 문을 닫으면 방은 독립하지만, 열면 다시 하나의 연속된 집으로 돌아간다. 가구는 면적을 차지하는 물건을 넘어 평면을 조절하는 건축 장치가 되었다. 기존 몰딩과 마루, 굴뚝, 천장 구조도 새 요소와 경쟁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으로 남아 있다.

다만 해법의 정밀함은 맞춤 제작에 크게 기대고 있다. 전면 벽장은 현재 생활에는 높은 수납 밀도와 선명한 질서를 주지만, 가구 배치나 방의 쓰임이 바뀌면 쉽게 옮길 수 없다. 숨은 문은 방문자에게 동선을 직관적으로 알리지 않는다. 발크로마트의 노출 단면과 금속 표면이 장기간 어떻게 닳는지도 제공 자료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친환경 재료 역시 사용 사실은 확인되지만, 탄소 저감이나 열성능의 정량 성과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아파트망 르콩트가 보여주는 개보수의 핵심은 과거를 복원하거나 새것으로 덮는 일이 아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드러내며, 어디에서 경계를 닫을지 조율하는 일이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변화는 문을 없앤 데 있지 않다. 벽에 뚫린 문을 가구의 한 면으로 바꾸어, 앙필라드의 연속성과 침실의 독립성을 한 동작 안에 담아낸 데 있다.

프로젝트 크레딧
프로젝트: 아파트망 르콩트(Appartement Lecomte)
설계: 아틀리에 오르잔(Atelier Orzan, Thibaut Blondet, Émile Bruneau)
위치: 프랑스 르아브르, 라 코스티에르
유형: 아파트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면적: 약 55㎡, 약 16.6평
준공: 2026년
사진: 장바티스트 티리에(Jean-Baptiste Thiriet)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The apartment occupies the ground floor of a pre-war house in La Costière, one of the hillside districts of Le Havre that survived the 1944 bombing, unlike the lower port
city that Auguste Perret later rebuilt in reinforced concrete. Originally a single-family
house, the building was later divided into separate units, and the renovation retains
traces of both its original and subdivided states — chevron parquet flooring, plaster
moldings, and tall ceilings that make the 55 sqm plan feel spacious, opening onto a
garden.

The historic plan followed an enfilade layout, where rooms connect directly in a row,
each doubling as a passage to the next. Architects Thibaut Blondet and Émile Bruneau
wanted each room to function independently without losing that sense of continuity, so
they folded the circulation into a piece of furniture: a long custom cabinet running the
length of the living room conceals a flush door to the bedroom within its run of olive-
toned panels, invisible unless one already knows it is there. When closed, the wall
reads as a single continuous surface.

The kitchen is organized around a retained chimney flue, with shelving, niches, and
cabinets stacked on either side to store cookbooks and found objects while preserving
open sightlines through the apartment. Removing a dropped ceiling revealed a "plancher
à voûtains" — a system of shallow brick vaults spanning between steel beams, commonly
used in French construction through the second half of the 19th century for its fire
resistance. Left exposed, the brick-and-steel structure introduces a vertical emphasis
and rawness that the surrounding joinery responds to rather than conceals.

Interior surfaces use khaki-toned Valchromat, a colored fiberboard whose pigment runs
through the material rather than a laminated surface, allowing exposed panel edges and
a dry, chalky finish under north-facing light. Okoumé, a West African hardwood used in
marine plywood for boatbuilding, provides a warm counterpoint with tones close to the
aged parquet. Béton ciré (polished concrete finish) covers the kitchen floor; algae-
based paint replaces petrochemical binders on the walls; and biosourced insulation
lines the building envelope. Chrome and stainless steel accents — a pot rail, a tubular
pendant light, a small conical sconce above the bed, and drawer pulls — echo the
ironmongery of the original house.

from le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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