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솟고 내려앉는 한 장의 지붕, 기도와 배움을 한 품에 들이다. [ Diller Scofidio + Renfro ] Al-Mujadilah Center and Mosque for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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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께서는 남편의 일로 그대와 논쟁하며 알라께 호소한 여인의 말을 들으셨다.” 꾸란 제58장 「알무자딜라」 1절(Qur'an 58:1)

One Roof That Rises and Settles, Holding Prayer and Learning Together

여성의 자리를 처음부터 묻다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Education City)는 교육·연구 기관이 모인 너른 캠퍼스다. 위치도에서 붉은 경계선을 따라가면 서쪽 끝 고속도로 교차로 곁에 삼각형 대지가 자그맣게 박혀 있다. 캠퍼스 깊숙이 들어앉기보다 도시 간선도로와 맞닿은 문턱에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건물 이름을 따온 꾸란 제58장 「알무자딜라」는 남편 일로 예언자와 논쟁하며 알라께 호소한 한 여성의 목소리로 문을 연다. RIBA 수상 자료에 따르면 전통 모스크는 전체 면적 가운데 75퍼센트를 남성 신도에게 배정한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성을 위한 시설을 갖추는 일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카타르 재단(Qatar Foundation) 의장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Sheikha Moza bint Nasser)는 이 공백을 메우고자 알무자딜라를 구상했다.

구상은 세 겹의 요구로 짜여 있다. 여성이 함께 모여 날마다 예배를 드리는 공간, 이슬람 가르침을 익히는 배움터, 그리고 사회 각계 여성 누구나 환영받는 자리다. 2019년 국제 설계공모 지침은 단순하고 시간을 타지 않되 관행에 도전하는 상징적 건물을 요구했다. 이듬해 6월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DS+R)가 설계자로 뽑혔는데, 셰이카 모자는 구상의 실현을 두 여성 건축가에게 맡겼다. DS+R 파트너 엘리자베스 딜러(Elizabeth Diller)는 설계팀을, 카타르 재단 프로젝트 매니저 마하 알칼리파(Maha Al-Khalifa)는 발주처 팀을 이끌었다. 예배와 배움과 환대라는 서로 다른 요구를 한 건물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네 가지 원칙과 한 지붕 아래 모인 활동
DS+R은 이 구상을 네 가지 원칙으로 옮겼다. 현대와 전통은 서로 맞설 필요가 없거니와, 시민 공간과 영성 공간도 한 건물에 함께 설 수 있다. 공간은 아늑한 규모에서 장대한 규모까지 폭넓게 오가야 하며, 자연광은 숭고함과 쓸모를 함께 지닐 수 있다는 원칙이 뒤따른다.

면적 4,645㎡(약 1,405평)인 건물은 종교·사회·교육 센터를 겸하도록 예배실과 교실, 하늘로 트인 중정, 다목적 공간을 한 지붕 아래 모았다. 예배실과 다목적 공간 가장자리에는 이슬람 문헌을 골라 모은 서가가 가지런히 둘러서 있어 연구와 공부를 북돋운다. 기도를 마친 자리에서 몇 걸음이면 책을 꺼내 들 수 있으니, 서가는 예배와 배움을 잇는 경첩 노릇을 맡는 셈이다.


한쪽은 솟고 한쪽은 늘어진 지붕
이 건물을 규정하는 요소는 물결치는 지붕이다. 지붕은 한쪽 끝에서 아치처럼 솟아 장대한 예배실을 덮지만, 반대편 끝에서는 느슨하게 처져 친밀한 교육 공간을 감싼다. 층을 나누는 대신 지붕의 높낮이로 규모를 조율한 방식이다.

항공 사진에서 지붕은 직사각형에 가까운 얇은 판으로 대지 위에 얹혀 있다. 부풀어 오른 능선에서 앞쪽 가장자리까지, 판의 가운데 띠를 따라 작은 구멍이 촘촘히 박혀 있다. 한가운데 뚫린 타원형 개구부가 중정으로 하늘을 들이는데, 모서리에 따로 난 구멍으로는 야자나무 한 그루가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입면도 속 인물과 견주면 지붕 가장자리는 사람 키 두세 배쯤 되는 곳에서 얇게 뻗어 나간다.

서쪽과 동쪽 입면은 표정이 정반대인데, 서쪽에서는 지붕 정점 아래로 창 하나 없는 석재 벽이 우뚝 솟아 있다. 메카가 도하에서 서남서쪽에 있으므로, 이 닫힌 면은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키블라 벽(qibla wall)의 바깥 면으로 읽힌다. 동쪽 입면은 들린 지붕 아래 가운데를 유리벽으로 훤히 열어 두어, 안과 밖이 곧장 마주 선다.


5,000개 넘는 빛 우물이 걸러 낸 밝기
지붕 슬래브에는 5,000개가 넘는 빛 우물(light well)이 박혀 있다. 빛 우물은 지붕을 관통해 햇빛을 실내로 들이는 작은 수직 통로다. 강렬한 걸프 햇빛은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한 번 걸러져서, 예배실에는 넘치는 직사광 대신 고르게 퍼진 밝기로 내려앉는다.

실내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빛의 원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머리 위에서 둥글던 원은 시선이 멀어질수록 납작한 타원으로 눕다가, 천장이 휘어 오르는 곳에 이르면 곡면을 타고 흘러간다. 원판마다 하늘빛이 은은하게 번져 있어서 지붕은 무게를 덜어 낸 막처럼 보인다. 바닥에서 가늘게 오른 기둥은 천장 가까이에서 부드럽게 벌어져, 지붕을 떠받친 나무 둥치를 닮았다.


휘어진 벽에 내려앉는 한 줄기 빛
예배실의 중심인 키블라 벽은 물결치듯 휘어 있어서, 비대칭 곡률이 두 개의 초점을 빚는다. 하나는 예배 방향을 알리는 벽감 미흐라브(mihrab)이고, 다른 하나는 이맘이 금요 설교를 하는 단 민바르(minbar)다.

미흐라브가 들어앉은 곡면 위로는 천창이 열려 있다. 벽이 지붕에서 휘어져 떨어지는 틈으로 스민 햇빛은, 결이 가로로 흐르는 석재 면을 비스듬히 쓸어내리면서 벽감을 밝힌다. 수천 개 원판이 고르게 밝힌 천장 아래에서 이 빛줄기만 유독 짙어서, 건축적·종교적 초점이 어디인지 저절로 드러난다. 민바르는 그 곁 벽 밑동에 검은 계단 몇 단으로 나직이 놓여 있다.

DS+R은 한 사람 몫이던 전통 예배용 깔개를 최대 750명이 함께 서는 35×20m 맞춤 카펫으로 키웠다. 사진 속 카펫에서는 붉은색·노란색·옅은 회색 사각형 조각이 번지듯 모여 옛 깔개 문양을 흐릿하게 되살린 듯하다. 개인의 깔개가 공동체의 바닥이 되면서, 나란히 선 회중 예배도 한 장 위에 묶인다.


라마단에는 넓어지고 평일에는 머무는 곳
다목적 공간은 수납식 무대와 모듈 가구, 임시 벽을 갖춰 쓰임새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라마단 기간에는 예배실 카펫에 잇대어 연장분을 이곳까지 깔아서, 수용 인원을 750명에서 약 1,300명으로 늘린다. 예배실 카펫은 둥근 유리벽을 두른 중정을 끼고 휘도는데, 유리 너머에서는 올리브나무가 하늘을 향해 가지를 펼친 채 서 있다.

지붕이 늘어진 쪽 교육 공간은 한결 아늑한 규모다. 열람 공간에는 두어 단 올라서는 넓은 단이 놓여 있고, 유리벽 윗선을 따라 지붕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으로 나지막이 내려온다. 교실은 빛 우물 대신 평평한 천장에 선형 조명을 달았다. 디귿자로 이어 붙인 목재 책상 옆으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가 트여, 정원의 초록이 교실 안까지 가득 밀려든다. 창과 맞닿은 석재 벽은 옆에서 드는 빛을 받아 은근히 반짝인다.


첫해 2만 명이 남긴 질문
알무자딜라는 개관 첫해 2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으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배경이 저마다 다른 카타르의 여성이 이곳으로 모여드는데, 자신의 안식처라 부르는 이용자도 많다. 해외 방문객 사이에서는 국제 협력 요청은 물론 자국 분원 논의까지 이어졌다. 더 넓은 지역 여성 공동체를 맞이할 확장 계획도 준비 중이다.

알무자딜라의 설득력은 새로운 형태보다 조율 방식에서 나온다. 여성의 몫이 좁았던 전통 모스크와 달리, 이 건물은 처음부터 여성을 주인으로 삼아 예배와 배움과 모임을 한 지붕 아래 겹쳤다. 세 활동의 규모 차이는 칸막이보다 지붕의 높낮이와 빛의 밀도로 먼저 드러난다. 수상 자료가 내세운 ‘이슬람 세계 최초로 여성을 위해 지은 현대 모스크’라는 수식도 이런 공간 조직에서 실체를 얻는다.

남은 질문도 있다. 수상 자료는 빛 우물이 일사와 열기를 얼마나 막는지 수치로 밝히지 않고, 예배실과 다목적 공간 사이의 소음 제어도 설명하지 않는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확장을 준비한다는 사실은 수요가 설계 규모를 앞질렀다는 방증에 가깝다. 늘어날 공동체를 지붕 한 장의 논리로 어디까지 품을 수 있을지는 확장 계획이 답할 몫이다.

「알무자딜라」 장이 한 여성의 호소로 열리듯, 이 건물도 여성이 설 자리를 묻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높이 솟은 곳에서는 함께 기도하고 낮게 내려앉은 곳에서는 마주 앉아 배우는 지붕은, 그 질문에 건축이 내놓은 대답이다.

Write by Claude & Jean Browwn


Conceived by Her Highness Sheikha Moza bint Nasser and designed by Diller Scofidio and Renfro, Al Mujadilah is the first purpose built contemporary women’s mosque in the Muslim world. To realise Her Highness' vision, the design is predicated on the following key principles: modernity and tradition need not be oppositional. Civic and spiritual spaces can co-exist, spaces should modulate from intimate to grand, and natural light can be sublime and utilitarian. Serving as a religious, social and educational centre, the 4,645m2 building features a prayer hall, classrooms, an open-air courtyard, and multi-purpose spaces.

Its signature feature is an undulating roof, arched at one end to create a grand prayer hall and slung at the other end to produce an intimate education space. A field of over 5,000 light wells embedded in the roof slab modulate the abundant natural light to provide a diffuse luminosity in the main hall.


As Al Mujadilah’s main space for worship, the prayer hall features an undulating Qibla wall, of which the asymmetrical curvature forms two key focal points:

- the mihrab (the niche indicating the direction of prayer towards Mecca)
- the minbar (the platform used by the Imam to deliver the Friday sermon)

At the mihrab curvature, a skylight bathes the niche in natural light, clearly identifying it as the primary architectural and religious focal point of the space. DS+R's design for the custom 35m by 20m carpet scaled a traditional prayer rug from the typical size for a single worshipper to cover the collective space of up to 750 worshippers in the prayer hall. The prayer hall and multi-purpose space are lined by a curated library of Islamic texts that encourages research and study. The flexible multi-purpose space is equipped with a retractable stage, modular furniture, and temporary walls. During Ramadan, an extension of the prayer hall carpet is laid down in this space to increase the capacity of worshippers from 750 to approximately 1,300.


The competition brief sought "an iconic building, simple and timeless with an attempt to challenge the status quo." In a traditional mosque, 75% of the total area is designated for male worshipers. In the 21st century, the provision of facilities for women in typical mosques continues to be a challenge. Her Highness Sheikha Moza bint Nasser sought to provide a space where women could perform daily prayers in congregation and a space for education where women could strengthen their knowledge in Islamic teaching, and where women from all segments of society would feel welcomed.

In 2019, Her Highness opened an international design competition for the project. Diller Scofidio and Renfro was selected as the design architect in June 2020. Her Highness chose two highly skilled female architects to execute her vision: Partner Elizabeth Diller led the design team while Qatar Foundation Project manager Maha Al-Khalifa led the client’s team.


Al Mujadilah has become a hub for women of all backgrounds in Qatar; many have remarked that it has become their haven. The centre welcomed over 20,000 guests in its inaugural year, exceeding attendee expectations significantly, and currently has expansion plans in development to welcome an even wider local female community. The response from international guests has also been overwhelming with requests for international collaboration and even discussions about an Al-Mujadilah outpost in their country.

from r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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