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경계와 레벨을 구분 짓는 것은 편의상 우리가 정해 놓은 약속의 일부분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라운드 레벨부터 지붕층까지 연속된 내부의 램프는 25미터의 길이를 따라 공간의 위계와 경계를 없앤다. 층 구분이 없어진 내부 공간은 각기 다른 깊이감을 발생시키는 공간으로 연속되며 내부 커다란 보이드를 통하여 다시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인사동에 위치한 '쌈지길'은 연속된 동선처리가 각 레벨이 다른 상가를 연결하면서 골목길의 수평적 동선을 수직의 동선으로 융화시킨 획기적인 처리 방법으로 좋은 계획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거주를 위한 주거에서는 가급적 동선을 짧게 하며 거주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텐데... 나중에 가구도 위치하고 사람이 사는 모습을 한번 보면 좋을..
경사지에 좋은 뷰를 감상 할 수 있는 대지를 가지고 있다면 경사면에 위치하여 파노라마 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을 계획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 레이크 루가노 하우스는 조금은 다른 방향의 접근으로 외부와 만나는 방법을 선택했다. 스위스 전원의 한적한 호수 뷰를 관통하는 내부의 투명한 공간은 안쪽에 위치한 중정까지 뷰를 관입시킨다. 공간을 자르지 않고 이와 같이 연결함과 동시에 감상을 위한 외부공간이 아닌 적극적으로 활용가능한 외부공간을 계획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쉽게 포기해 버리는 외부 공간에 대한 활용성을 높이는 결과를 만든다. 레지던스와 오피스 두개의 섹션으로 계획된 내부 공간은 중앙을 가로 지르는 화이트 월로 리빙스페이스와 서포팅 스페이스를 구분지어 거주공간의 오픈스페이스를 구성한다. (화이트월..
5개의 조각은 공간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써 사용되며 그 조각들의 퍼즐은 하나의 하우스로 결합된다. 뉴욕의 북쪽에 위치한 트윈스 하우스는 두개의 별장으로 두명의 형제와 그들의 가족들을 위한 세컨드 하우스로 계획되었다. 트윈스 하우스의 재미 있는 것은 이 드라마틱한 형상이 건축가의 자의적인 해석에서 나온 심미적 탐구를 위한 형상이 아니라 주변 자연환경을 고려한 5개의 조각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5개의 조각은 각각 가장 미니멀한 공간의 형태를 규정 짓는다. 5개의 폴리곤은 한개의 삼각형과 네개의 부등면 사면체로 구성되며 각기 다른 조합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창출해 낸다. 정해진 폴리곤의 형태는 정해진 공간의 프로그램을 담고 있지만 주변의 환경을 고려한 조각퍼즐의 맞춤은 각기 다른 2개의 트윈스 하우스를..
당신에게 이와 같이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협소한 삼각형 대지가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강가에 위치한 대지는 은행건물과 산책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분할되며 지금과 같은 길고 협소한 삼각형 형태의 대지가 되었다. (대지 실제 크기는 15평정도 밖에 안된다.) 게다가 3층이상 볼륨의 건물로 만들려면 건축물 후퇴선까지 지켜야 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2층의 총 연면적 16평짜리 주거가 계획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1층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바로 펼쳐지는 프라빗 스페이스이다. 가장 사적인 공간인 욕실과 침실을 저층부에 위치시키고 거실과 주방겸 식당을 2층에 위치시켰다. 이것은 아마 협소한 공간 활용면에서 주 생활공간인 거실을 2층에 두어 강의 파노라마 뷰를 확보하는 동시에 가장 넓은 공간을 활용 할 수..
은신처를 만들다. 네덜란드 어느 숲속 그리고 가려진 그곳에 위치한 싱글 프라빗 주거는 자연과 호흡하는 은둔형 주거형태를 보여준다. 외부로 부터의 도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내부의 중정과 자연으로 열린 거실공간을 이용하여 독립적인 아웃도어 스페이스를 형성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프라빗 아웃도어 스페이스는 건축물과 파티션 사이에 형성된 연못과 묘한 긴장감을 유발시키며 색다른 공간감을 거주자에게 제공한다. 세상이 싫어서 사람을 등진다는 표현보다는 자연이 좋아서 자연에게 가슴을 연다라는 표현이 맞는 집 구조 인 것 같다. reviewed by SJ dutch practice bedaux de brouwer architecten has designed 'villa rotonda', a single family dwe..
빌라 사보아가 문득 떠오는 것 나만의 착각일까? 내부 아뜨리움을 감고 올라가는 계단 및 복도는 스킵플로어로 디자인된 수직 레이어를 켜켜이 연결하며 이너 프롬나드를 형성한다. 내부 산책로는 공간을 연결하는 동시에 건축물의 형태를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로도 작용하는데, 이렇게 반영된 건물의 형태는 지그재그 비뚤거리면서 언발란스한 뉘앙스 마저 풍긴다. 하지만 그런 기우는 잠시, 산책로 안에 형성된 에어 아트리움 안으로 유입되는 빛과 백그라운드에서 부터 오는 파노라마 뷰의 유입은 건물 전체의 공간을 건강하게 만들며 유쾌해 진다. 그리고 또한 저층부에 계획된 거실, 식당 그리고 주방의 퍼블릭 스페이스와도 연계되며 에어 아트리움은 '공갈'이 아닌 집 내부의 숨구멍으로 작용한다. 빌라 사보아를 처음 접했을때의 충격은 ..
산타모니카 아트 뮤지엄의 확장 갤러리 갤러리와 스튜디오 그리고 아티스트의 레지던스 겸 작업실을 하나로 묶는 복합 공간. 생산과 소비의 근본적인 루트를 집약함으로써 유통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최대한 감쇄시킬 수 있는 공간의 형태으로 볼 수 있다. 앨빈토플러의 말처럼 지금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원화되지 않고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이루는 프로슈머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패턴은 거대한 단일집단을 수용하는 일반적인 오피스가 아닌 특성화된 소규모의 그룹을 수용 할 수 있는 형태의 공간을 바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거대 빌딩들의 임대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현상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에게 마케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눈을 바란다. 그래서 무차별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무지..
공간을 구획하는 것은 작은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 한정적인 연면적, 그리고 주어진 공간의 크기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우리가 고민하고 배려해야 하는 것은 주위환경과의 조우를 통해 얼마만큼 공간을 확장 또는 내부로 유입시킬 것인가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다. 외부로 열린 아트리움 같은 거실공간과 검은색의 수직우드 패널은 작은 주거가 가질 수 있는 범위내에서 외부환경과 적절한 호흡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오프닝과 솔리드 스페이스의 극적인 대비속에 집전체를 덮고 있는 블랙우드를 통하여 집을 자연에 동화시키는 동시에 클리어 글래스로 덮여진 거실을 통하여 외부와 소통한다. 이렇듯 다채로운 연속된 공간을 디자인하여 메인 컨셉의 흐름을 깨치기 보다는 한두가지 포인트가 되는 공간에 힘을 주어 디자인 하여 건물의 힘을 ..
펜트하우스 인 베를린 '레트로 블링'은 복고에 대한 회귀이며 향수이다. 정직한 반사가 아닌 불규칙한 패턴의 조합과 약간은 울퉁불퉁한 미러판은 오픈플랜 구조의 집을 새로운 공간으로 전이시킨다. 왜곡되어 반사된 공간은 색다른 리듬감을 다시 내부로 되돌린다. 이렇게 복사된 공간은 다시 공간을 복사하고 순환하면서 어느샌가 원본과 복사된 공간의 구분없이 확장되어 색다른 공간의 깊이을 거주자에게 안겨주게 된다. 일반적인 주거형태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디자인 코드인 것 같다. 아무래도 가구도 배치해야 하고 어딘가에 자신의 모습이 계속 일그러진 형태로 담긴다는 것 또한 좀 불편 할 것 같기도 하다. 조금은 보수적인 공간이 나는 아직도 편안한 것 같다. reviewed by SJ LecaroliMited is an arc..
4미터 높이의 외벽은 도로변에 개구부 없이 디자인되어 이전의 주택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내부로 열린 프라빗 하우스는 로마시대의 주택과 같이 중앙의 중정을 기점으로 외곽에 룸이 배치되어 있다. 외부 자연환경으로 부터 집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로마인들의 주거형태가 그러했지만 여기 프라빗하우스는 무엇으로 부터 보호를 받고자 한걸까? 이것은 아마 외부의 불필요한 시선을 차단함으로써 내부의 자연과의 집중력 있는 조우를 계획한 것이 아닐까? 이탈리아 전원이 아닌 도심지에 있어야 할 주거형태가 아닐까 싶다. reviewed by SJ Nothing but a four metre-high door penetrates the plain facade of this house in norther..